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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신흥 생존우방…경협 넘어 환경 등 새 협력모형 필요”

한중수교 30주년…중국을 다시 보다- 전문가 좌담회

  •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
  •  |   입력 : 2022-09-20 19:19:33
  •  |   본지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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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담회 참석자(가나다 순)

▶김영재(부산대 경제학부 교수)

▶장석영(금양이노베이션 대표)

▶왕종용(주부산 중국총영사관 참사관)

◇ 회의 진행

▶최현진(메가시티사회부장)

◇ 정리

▶김진룡(메가시티사회부 기자)

- 사드 걸림돌 양국 관계 퇴보
- 이념 뛰어넘었던 초심 되새겨
- 실질적 ‘전략적 동반자’ 격상

- 미중 양자택일 접근은 금물
- 정치·외교와 경제 측면 분리
- 제로섬 게임 안 되게 설득을

- 부산, 中 도시들과 교류 확대
- 전문가 키우고 신 산업 선점
- 상하이엑스포 노하우 배워야
부산 연제구 국제신문 7층 회의실에서 한중수교 30주년 기념 좌담회가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최현진 메가시티사회부장, 왕종용 주부산중국총영사관 참사관, 김영재 부산대 교수, 장석영 금양이노베이션 대표. 전민철 기자
올해 한국과 중국이 수교한 지 30주년을 맞았다. G2로 불리는 미국과 중국의 경쟁 속에서 한국의 위치나 북한의 움직임과 관련해 그 어느 때보다 한중 관계가 중요한 시점이다. 한국 정부의 정권도 바뀌면서 앞으로 한중 관계가 어떻게 나아갈지도 주목해볼 지점이다. 국제신문은 부산차이나비즈니스포럼 회장을 맡은 부산대 김영재(경제학부) 교수와 주중국 대한민국대사관 공사참사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 등을 역임한 금양이노베이션 장석영 대표, 왕종용 주부산 중국총영사관 참사관과 좌담회를 마련해 한중수교 30주년을 살펴봤다.

-한중수교 30주년의 의미를 어떻게 보는가.

▶김영재=한중수교 20년을 맞았을 때도 여러 이야기를 나눴는데, 30주년은 한 단계 발전하지 않을까 예상했다. 그러나 오히려 그 반대로 간 느낌이 든다. 두 나라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돼 있지만 2016년 사드 배치 이후 지금까지 상당히 불편한 관계다. 과거도 중요하지만, 미래가 더 중요하다. 한중 협력의 새로운 모형을 이번 30주년을 통해 새로 모색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주로 상품이나 투자 등 경제 교류가 중심이었다. 이제는 이런 단계를 넘어 기술 협력, 환경 문제 해결 등 새로운 협력 모형이 필요하다.

▶왕종용=한중수교 30주년 시점에서 수교의 초심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30년 전에는 사실 냉전 시대 마지막 교차점에 있었다. 중국과 한국 양국이 이런 것을 뚫고 이념과 정치 체제의 차이를 넘어 지난 30년간 어떻게 지내왔는지 다른 국가에게 보여줬다. 정치적으로 30년간 한중 관계는 세 번이나 바뀌었다. 처음에는 ‘협력 동반자’였다가 ‘포괄적 협력 동반자’ 그리고 현재 ‘전략적 동반자’ 관계까지 왔다. 중국 통계를 보면 70배, 한국 통계에 따르면 47배나 경제 교류가 늘었다. 인적 교류도 코로나19 이전 연간 1000만 명 정도가 서로 방문하기에 이르렀다.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있듯 가깝게 지내다 보면 티격태격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는 자연스러운 일이고 어떻게 극복할지를 살펴봐야 한다. 30주년을 축하하면서 우선 먼 미래를 바라봐야 한다. 상호 존중과 상호 신뢰도 더 두텁게 해야 한다. 또 서로 ‘윈윈’해야 한다. 개방하고 공유해야 한다.

▶장석영=30년 동안 두 나라는 좋은 이웃으로 많은 관계를 쌓아왔다. 양국의 지도자 국민 기업인 등 모두가 노력한 결과다. 이를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것인가. 정확하게 말하면 2008년 두 나라가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는데 전략이란 말이 붙은 것은 단순히 경제나 문화 교류 수준을 넘어 외교나 안보 등 중요 사안까지 터놓을 수 있는 관계로 바뀐 것이다. 솔직히 지금은 좀 부족한 것 같다. 그래서 실질적인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됐으면 한다. 이를 위해 두 가지를 생각해봤다. 우선 ‘화이부동’. 상대방이 왜 저렇게 다른 생각을 하는지 등을 고민해봐야 한다. 이렇게 하면 실질적인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될 것이다. 나아가 두 나라의 경제 규모에 걸맞게 기후 문제 등 인류가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가치에 함께 할 방안을 모색하자.

-한국은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과의 관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에서는 중국과 잘 지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한미동맹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와 관련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김=상당히 어려운 문제다. 어제오늘 일도 아니다. 중국이 비약하면서 어느 시점에서 한국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 갈 수 있을 것이라 과거에 예측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 그 시점이 온 것 같다. 한국의 어떤 입장이나 태도가 상당히 중요하다. 많은 분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미국은 전통적인 혈맹 국가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으로 경제적으로 매우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 나라다. 그래서 중국은 신흥 ‘생존 우방국’이다. 이런 측면에서 정치·외교적인 입장과 경제적인 측면을 분리할 필요가 있다.

▶장=한국 입장에서 중국이나 미국 어느 곳을 선택하는 등으로 문제를 단순화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이 중국이나 미국에게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는 점을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넌(none) 제로섬 게임’이라고, 양쪽 모두 이득을 볼 수 있는 것이라고 한국 정부가 설득해야 한다.

-한국과 중국 젊은이 사이에 혐중·혐한의식이 만연해 있다. 이를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김=한국 젊은 세대가 과거의 중국에 관심이 없는 것 같다. 당장 드러난 사건이나 사고에만 관심이 많다. 이렇다 보니 서로가 모르는 상황에서 단편적인 것만 보고 결론을 내린다. 이는 매우 위험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언론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 젊은이가 주목하는 정치인의 말도 중요하다. 누가 이렇게 이야기하더라 해서 믿어버리기 때문이다. 교육적인 측면에서 대학의 역할도 중요한데 미흡한 부분이 있다. 대학도 투자할 필요가 있다.

▶장=젊은이가 바빠 양국을 공부할 수가 없다. 2가지 점이 중요한 것 같다. 우선 저를 포함해 양국의 전문가나 경험이 있는 분들이 역할을 해야 한다. 젊은이에게 양국을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그런 노력을 해야 한다. 또 젊은이가 직접 경험하지 못하면 책 방송 신문 등으로 서로를 접하도록 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미디어는 창이다. 창에 제대로 된 모습이 비치면 서로를 바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런 점에 있어 언론의 역할이 크다.

▶왕=나도 이런 심각성을 생각해봤다. 기관이 보여주는 호감도나 혐오 등의 통계나 데이터가 맞는지 의문이다. 실제 만나본 중국과 한국의 젊은이가 가진 생각이 데이터와 차이가 컸다. 이를 언론이 강조하면 정말 혐오가 있는 상태로 흘러가 버릴 수도 있다. 이런 게 없었으면 한다. 또 언론에 부탁하고 싶은 것은 중국과 한국의 다큐멘터리나 여행기 등 이런 것을 방영하면 양국의 젊은이가 서로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근데 지금 최대 걸림돌은 코로나19다. 서로 얼굴 보고 교류할 수 있는 시간·공간이 부족하다.

-부산은 중국보다 일본에 가깝다. 그래서 부산시의 정책도 일본 위주인 것 같다. 이를 어떻게 생각하나.

▶김=일본 쪽으로는 부산-후쿠오카 포럼 등 민간기구가 많다. 자연스럽게 시에서도 일본 관련 정책이 많다. 상대적으로 중국에 관한 시의 관심이 약하다. 시가 중국에 정책적으로 좀 새로운 걸 만들어 나갈 필요가 있다. 다행인 것은 내년 부산과 상하이가 자매결연을 한 지 30주년이 된다. 이를 계기로 두 도시가 더 교류 등을 확대해 나갔으면 한다.

▶장=공무원이 해외연수를 갈 때 중국에 갈 수 있는 쿼터를 따로 만들어 중국 전문가를 키울 필요가 있다. 이런 공무원이 양성되면 한중 프로젝트가 많아질 것이다. 또 부산이 2030세계박람회 유치를 앞두고 상하이가 앞서 세계박람회를 유치하고 겪었으니 노하우를 배우고 공유하는 것도 해보자.

▶왕=부산이 상하이뿐만 아니라 중국의 다른 도시와도 우호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대부분 중국의 대도시다. 앞으로는 중국 해안에 몰린 이런 대도시 외 내륙 도시와의 협력도 필요하다. 부산이 중국의 더 넓은 지역으로 파고들어야 한다. 또 단순히 부산이 가진 철강이나 해운 산업 말고도 기후변화 수소 풍력발전 등 새로운 산업과 관련해 중국의 다른 도시와 협력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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