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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대란 경험한 각국, 기존 원전 수명연장 ‘만지작’

전쟁·기후 위기 여파 ‘다시 원전’

  •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
  •  |   입력 : 2022-08-29 19:49:14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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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가동연한 연장 놓고 논쟁
- 日 기시다, 원자로 신·증설 검토
- 프랑스는 14기 신규건설 움직임
- 에너지가격 급등에 반대정서 쏙

한국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뒤집고 원자력발전의 시대를 선언한 가운데 일본 독일 등도 원전 카드를 만지작거려 세계가 다시 원전으로 회귀하는 모양새다. 구체적 이유는 나라별로 다르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가져온 에너지 가격 급등과 기후변화로 인한 에너지 수요 증가가 공통적 요인으로 분석된다.

■‘후쿠시마’ 일본 도로 원전?

가장 두드러지는 변화는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당시 후쿠시마 제1원전 폭발사고를 직접 겪었던 일본이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전 신설 ·개축은 검토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지난 24일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탈탄소 정책을 논의하는 GX(그린 트랜스포메이션) 실행회의에서 “차세대형 혁신(원자)로 개발·건설 등 정치적 판단이 필요한 항목이 제시됐다. 연말에 구체적인 결론을 낼 수 있도록 검토해달라”고 주문하면서 일본이 원전으로 ‘유턴’하려 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본 정부가 검토 후 정식으로 신·증설을 결정하면 일본 에너지 정책이 원전에 계속 의존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게 된다.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뒤 모든 원전의 가동을 중단했고, 당시 민주당 정권은 일본 원전 전체를 폐로한다는 정책을 발표했으나 2012년 12월 자민당으로 정권이 교체되면서 원전 제로 정책은 폐기되고, 2015년 안전 점검을 거쳐 일부 원자로의 재가동을 시작했다. 일본 원자력규제위 현황 정보에 의하면 총 33기의 원자로 중 6기가 가동 중이다. 또한 일본 정부는 현재 최장 60년인 원전의 운전 기간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같은 날 공표했다. 올해 6월 무더위로 전력수급 주의보가 처음 발령되는 등 전력 부족 문제가 현실화하자 원전에 다시 기대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하지만 기시다 총리가 원전 신·증설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일본 국민 10명 중 6명은 반대하는 등 ‘원전 거부감’이 여전히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사히신문은 지난 27, 28일 18세 이상 유권자 998명(유효 응답자 기준)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를 한 결과 원전 신·증설에 58%가 “반대”라고 답해 “찬성”(34%) 답변을 크게 웃돌았다고 29일 보도했다.

■미국·유럽도 원전 연장 움직임

28일(현지시간) 미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을 비롯, 독일 프랑스 벨기에 등이 현재 사용 연한이 지났거나 임박한 원전을 계속 가동하고자 자금과 정치력을 동원한다고 보도했다.

독일에서는 마지막 남은 원자력발전소 3기를 원래 계획대로 올해 말 가동 중단하는 게 맞느냐는 논쟁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가열된다. 집권 ‘신호등’(사회민주당-빨강·자유민주당-노랑·녹색당-초록) 연정에 참여 중인 친기업 성향의 자민당이 2024년까지 원전 가동 연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반면 1970~1980년대 원전 반대 운동 세력에 뿌리를 둔 녹색당은 원전 가동 연장 불가 입장을 고수해 파열음을 낸다. 야당(기독사회당)은 더 나아가 2027년까지 원전 가동을 연장해야 한다고 했고, 금속경영인협회는 원전 신규 건설 검토를 촉구하고 나섰다.

벨기에는 2025년 중단 예정인 원전 2기의 가동을 2036년까지 연장하려는 방침을 추진 중이고, 영국도 2028년까지 현재 가동 중인 원전들을 폐쇄할 예정이지만 원전운영사인 EDF에너지는 자사가 소유한 원자로의 가동 연한을 20년 늘릴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캘리포니아 주의회는 주의 마지막 원전이자 주 전력의 8%를 생산하는 디아블로 캐니언의 수명을 연장하는 법안을 검토 중이다. 2024년 11월 2일과 2025년 8월 26일 운영이 끝나는 원전 2기를 각각 2029년 10월, 2030년 10월까지 5년 연장하는 내용이다. 70%로 세계에서 원전 의존도가 가장 높은 프랑스는 14기의 신규 원전 건설을 검토 중이다. 이처럼 각국에서 원전 생명 연장 움직임이 이는 것은 전쟁 기후위기 등 여파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자 원전 반대 정서가 약해졌고, 에너지 위기에 원전 연장 외 별다른 대책이 없는 이유도 있다고 WSJ는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원자력 발전 찬성론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27일 트위터를 통해 “원전 폐쇄는 국가 안보 관점에서 미친 짓이고 환경에도 나쁘다”며 각 나라는 원자력발전소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 세계 주요국 원전 운전 현황 

국가

운전

건설

정지

한국

24

3

2

일본

33

2

27

미국

92

2

41

캐나다

19

0

6

프랑스

56

1

14

중국

55

17

0

독일

3

0

33

러시아

37

4

10

우크라이나

15

2

4

※자료=OPIS 원전안전운영정보시스템. 지난 10일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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