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차세대 우주망원경인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이하 웹망원경)이 태곳적 우주를 촬영한 풀컬러 사진 ‘첫 빛’의 이미지가 12일(현지시간) 전면 공개됐다. 인류가 개발한 우주망원경 중 가장 크고 강력한 웹망원경의 고해상도 촬영으로 전례 없이 우주를 가장 깊고 선명하게 볼 수 있게 됐다. 우주 관측의 새 시대가 활짝 열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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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에서 7600광년 떨어진 용골자리 대성운(Carina Nebula)의 우주 절벽과 아기별. AFP 연합뉴스 NAS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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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의 요람 용골자리 성운
지구에서 7600광년 떨어진 용골자리 성운(Carina Nebula) 가장자리 NGC 3324의 우주 절벽과 아기별이 웹망원경에 포착됐다. 무정형의 용골자리 성운은 별들의 요람으로 알려진 곳인데, 밤하늘에서 가장 크고 밝은 성운 중 하나다. 태양보다 몇 배나 더 큰 대형 별의 산실로 알려졌다. 웹망원경은 용골자리 성운의 북서쪽 끝에 위치한 NGC 3324의 오렌지색 우주 절벽을 촬영했다. 종전까지는 관측되지 않았던 곳이다. 가스와 먼지로 이뤄진 이 절벽의 가장 높은 봉우리는 무려 7광년에 달한다. 갓 태어난 아기별의 강력한 자외선은 가스 절벽을 뚫고 나와 보석처럼 붉게 빛난다. 별이 탄생할 때 빨아들인 물질을 내뿜는 원시별 제트 현상을 보이는 별도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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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에서 2000광년 떨어졌고 지름이 0.5광년에 달하는 남쪽고리 성운. AFP 연합뉴스, NAS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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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말기 남쪽고리 성운
2500광년 거리의 남쪽고리 성운 모습도 보인다. 항성 진화 마지막 단계에서 죽어가는 별 주변으로 가스구름이 팽창하고 있다. 중앙에 두 개의 별이 있는 이중성계라는 점은 알려졌지만 웹망원경은 이 중 한 별이 먼지에 둘러싸여 있다는 점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성운의 세부 구조도 이번 촬영을 통해 드러났다. ‘8렬 행성’으로도 불리며 성운 지름이 0.5광년에 달한다. 근적외선카메라(NIRCam)와 중적외선 장비(MIRI)로 촬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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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77년 처음 발견된 ‘스테판의 5중주’ 소은하군. AFP 연합뉴스 NAS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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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돌하는 은하
1877년 처음 발견된 ‘스테판의 5중주’ 소은하군은 지구에서 약 2억9000만 광년 밖 페가수스 자리에 있다. 웹 망원경이 포착한 이미지 중 가장 크다. 이 소은하군은 은하 5개 중 4개가 서로 중력으로 묶여 근접했다 멀어지기를 반복한다. 나사는 이 사진을 두고 “은하들이 충돌하는 장면”이라며 “은하들이 중력 작용으로 춤을 추면서 서로 끌어당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5개 은하 중 하나인 NGC 7319에는 태양 질량의 2400만 배에 달하는 거대 블랙홀이 있어 은하의 충돌과 블랙홀의 상관 관계를 규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른 하나인 NGC 7320은 지구에서 4000만 광년 떨어진 곳에 있어 2억9000만 광년 밖에서 우주댄스를 추는 다른 은하와는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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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 46억 광년 밖 SMACS 0723 은하단. 이곳의 ‘중력렌즈’ 역할로 약 130억 년 전 배경 은하까지도 선명하게 포착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NASA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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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계행성 WASP-96 b의 대기를 분석한 자료. UPI 연합뉴스 NASA 제공 |
■130억 년 전 빛과 외계행성의 흔적
앞서 11일 나사는 웹망원경이 촬영한 약 46억 광년 밖 SMACS 0723 은하단 이미지를 공개했다. 이곳의 ‘중력렌즈’ 역할로 약 130억 년 전 배경 은하까지도 선명하게 포착한 것이 특징이다.
더불어 나사는 지구에서 1150광년 떨어진, 봉황자리에 있는 거대 가스 행성으로 2014년 발견된 외계행성 WASP-96b의 분광(행성의 빛 파장을 분석해 대기 구성물질을 밝혀내는 작업) 자료를 분석, 수증기 형태의 물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나사는 “웹망원경이 외계행성을 둘러싼 대기에서 구름 연무와 함께 물의 뚜렷한 특징을 포착했다. 웹망원경이 전례 없는 대기 분석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허블망원경을 대체할 인류가 개발한 우주망원경 중 가장 크고 강력한 웹망원경은 지난해 12월 25일 우주로 발사돼 올해 2월 지구에서 약 160만㎞ 떨어진 ‘제2 라그랑주점(L2)’에 안착했다. 이번에 공개된 사진을 시작으로 웹망원경은 본격적인 우주 관측을 시작한다. 웹망원경은 전례 없는 해상도로 근·중적외선 파장을 포착할 수 있다. 근·중적외선은 파장이 길어 우주 먼지나 가스 구름을 통과해 더 멀리 이동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빅뱅 시작 수억 년 후인 135억 년 전의 1세대 우주 관측도 가능하다는 게 나사 측의 설명이다. 빌 넬슨 나사 국장은 “(이번에 공개된 웹망원경 촬영의) 모든 이미지는 새로운 발견이다. 각각의 사진은 인류가 전에 본 적이 없는 우주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노벨상 수상자인 존 매더 나사 선임 과학자도 “사진을 보면 볼수록 은하 어딘가에 생명체가 존재하고 있음을 확신하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