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인종혐오 주제 놓고 면담
- 포용 중요성 강조 메시지 주목
세계적인 K팝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31일(현지시간·한국시간으로 1일) 미국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나 ‘반(反) 아시안 증오범죄 퇴치’에 한목소리를 낸다.
BTS는 미국 ‘아시아계·하와이 원주민·태평양 제도 주민(AANHPI) 유산의 달’ 마지막 날인 이날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만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증한 반아시안 증오범죄 및 차별 문제를 논의한다. 백악관 초청으로 29일 워싱턴DC 댈러스공항을 통해 입국한 BTS는 방문 이틀째인 30일 별도의 공식 일정 없이 개별적으로 자유 시간을 보내며 바이든 대통령과의 면담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은 다양성과 포용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그간 아시안 증오범죄를 포함, 인종차별 문제에 적극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내왔던 BTS를 ‘청년대사’로 낙점했다. 사회적 영향력이 큰 BTS의 힘을 빌려 인종혐오 범죄가 급증하는 현실에 경종을 울리려는 의도로 보인다. 미국 대통령이 개별 음악그룹을 백악관에 초청한 건 매우 이례적이다. 백악관은 “글로벌 K팝 현상이자 그래미 후보에 올랐던 한국의 음악그룹 BTS가 아시아인의 포용과 대표성을 논의하고, 최근 몇 년간 더 두드러진 이슈가 된 반아시안 증오범죄 및 차별을 다루기 위해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한다”고 초청 배경을 설명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미국에서는 아시안을 노린 증오범죄가 잇따라 발생,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달 12일 텍사스주 댈러스 코리아타운 상가 미용실에서 장총을 들고 난입한 흑인 남성이 쏜 총에 맞아 한인 여성 3명이 부상했다. 경찰은 “범인이 아시아계에 대한 피해망상에 사로잡혀 있었다”면서 아시안을 노린 증오범죄로 판단했다. 작년 3월엔 미국 애틀랜타에서 총격 사건이 벌어져 한인 여성 4명이 희생됐다. 지난달 15일 캘리포니아주 라구나우즈의 한 교회에선 출신국에 증오심을 지닌 대만 이민자가 같은 대만계 신도를 상대로 총을 쏘아 1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특히 아시아계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증오범죄가 활개를 치는 것으로 보고됐다. 비영리단체 ‘아시안 증오범죄 중단(Stop AAPI Hate)’과 미국은퇴자연합의 공동조사 결과 팬데믹이 본격화한 2020년 3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이 단체에 보고된 아시아인 증오범죄는 모두 1만905건에 달한다. 이 중 824건이 60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한 증오범죄였다. 증오범죄에 노출된 아시아계 노인의 57.6%는 언어적 모욕이나 따돌림을 경험했고, 물리적 폭행을 당한 경우도 26.2%나 됐다. 보고서는 “팬데믹 이전에도 (언어 문화장벽 등으로 인해) 취약계층이었던 아시아계 미국인이 팬데믹을 거치며 한층 안전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진단했다. 팬데믹 이후 아시안 혐오가 늘어난 건 코로나19 진원지가 중국으로 의심되기 때문이다.
아시안으로 한정하지 않더라도 최근 미국에선 인종혐오에 기반한 증오범죄가 급증했다. 지난달 14일 뉴욕주 버펄로에선 10대 백인 남성이 흑인 거주지역에서 총기를 난사해 흑인 10명이 살해되고 3명이 부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범죄를 ‘국내 테러’로 규정하고, 미국 곳곳에 만연한 백인우월주의를 거부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BTS는 2018년 유엔 총회에 참석해 “국가, 인종, 성 정체성에 관계없이 자신을 사랑하고 이야기하자”고 연설한 데 이어 2020년 유엔 총회에선 화상으로 “팬데믹 위기에도 삶은 계속된다. 함께 살아내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또 작년 9월엔 ‘미래세대와 문화를 위한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유엔 총회장에서 기후변화 대응과 코로나19 대유행 종식을 위한 백신의 중요성 등을 강조하고,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미국 ABC 방송에 출연해 인터뷰하는 등 사회 문제에 활발히 목소리를 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