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력진압 사상자 50명 넘어서
- 정보기관 수장 반역 혐의 체포
- 전 대통령 도피설 등 혼돈 여전
차량용 액화천연가스(LPG) 가격 인상으로 촉발된 카자흐스탄의 대규모 유혈 소요 사태가 점차 안정을 찾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정보기관 수장이 반역 혐의로 전격 체포되고, 전 대통령의 도피설이 나오는 등 여진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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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군이 대규모 반정부 시위 사태의 중심지인 최대 도시 알마티로 들어가는 차량을 검문검색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
8일(현지시간) 인테르팍스 통신은 유혈 시위 사태의 중심지인 카자흐스탄 최대 도시 알마티 상황이 이날 오후 들어 안정돼가고 있다면서 오전에 들렸던 총소리도 멎었다고 전했다. 보도를 보면 시내 공화국 광장 주변에 여전히 장갑차가 배치됐고, 경찰 차량이 이동하는 모습이 보이지만 도로에 일반 차량도 늘었다. 카자흐스탄 정부와 연락하는 러시아 외무부는 “카자흐스탄 상황이 점차 좋아지고 있다. 경제 활동이 정상화되고, 열차 운행이 완전히 재개됐으며, 현지 결제 시스템도 안정화됐다”고 전했다. 스푸트니크통신은 앞서 이날 오전 알마티에서 시위대 진압을 위한 보안당국의 대테러작전이 계속되고, 시내에선 총성이 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알마티의 인터넷과 SNS도 여전히 차단됐고, 국제전화도 거의 연결되지 않는다고 현지 소식통은 전했다.
카자흐스탄 내무부는 이날까지 소요 사태 가담자 5135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군경의 무력 진압으로 지금까지 시위대 사상자는 50명을 넘어섰다. 시위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자 옛 소련권 안보협의체인 집단안보조약기구(CSTO)는 러시아 공수부대를 중심으로 2500명의 평화유지군을 6일부터 카자흐스탄에 파견했다. 이와 관련, 유럽연합(EU) 미국 등 서방세계는 러시아가 소요 사태를 빌미로 카자흐스탄 내정을 간섭한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가운데 카자흐스탄 정보기관 수장이 반역 혐의로 체포돼 소요 사태의 파장이 이어졌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정보기관인 국가보안위원회(KGB) 공보실은 “지난 6일 국가반역 혐의에 대한 자체 조사를 통해 카림 막시모프 KGB 위원장과 다른 인사들이 체포돼 구치소에 수감됐다”고 밝혔다. 카자흐스탄 당국은 막시모프 전 위원장이 반정부 시위 사태와 연관됐다고 본다.
막시모프 전 위원장은 2007~2012년과 2014~2016년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 아래서 두 차례 총리를 역임했고, 2016년부터 KGB 위원장을 맡아왔다. 이번 소요 와중 내각 총사퇴로 지난 6일 해임됐다. 함께 해임된 KGB 제1부위원장이자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의 조카인 사마트 아비쉬도 7일 알마티에서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의 측근인 정보기관 지도부가 카심 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을 축출하고자 이번 사태를 기획했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30년 가까이 장기집권하고 2019년 물러났으나 국가안보회의(NSC) 의장직은 계속 수행해왔던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초대 대통령이 시위 사태와 관련, 외국으로 도주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내각 총사퇴 당시 토카예프 대통령은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을 NSC 의장직에서 해임하고 직접 의장을 맡는다고 밝혔다. 현 대통령과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전 대통령 세력 간 갈등이 배경이 됐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 측은 해외 도피는 사실이 아니며 NSC 의장직은 자발적으로 이양했다고 반박했다.
이선정 기자 일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