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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비축유 풀어 유가 낮출 것”…백악관, 추가 방출 시사

5000만 배럴 방출 계획 공식화

  •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
  •  |   입력 : 2021-11-24 19:56:26
  •  |   본지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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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공조로 물가잡기 강력 의지
- 韓, 388만 ~ 485만 배럴 풀 듯
- 주요 산유국은 증산 거듭 거부
- WTI 1월물 전날보다 큰 폭 상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비축유 방출 계획을 공식화하면서 강력한 유가 잡기 의지를 재확인했다. 미국이 주도하고 한국 일본 중국 인도 영국 등 주요 석유 소비국이 동참할 예정이지만 국제 유가는 급등했다.
바이든 미 대통령이 유가를 낮추고자 비축유 5000만 배럴 방출을 지시한 2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한 주유소에 유종별 판매 가격이 게시돼 있다. AP 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연설을 통해 “국제적인 기름값 상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국 정상들과 통화하고 이 문제를 논의했다”며 “오늘 역대 최대 규모의 비축유 방출 결정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다른 나라도 동참하도록 했다. 인도와 일본 한국 영국이 비축유 풀기에 동의했다”며 “중국 역시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같은 국제 공조는 공급 부족으로 인한 가격 상승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겠지만 머지않아 주유소에서 기름 가격이 내려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석유 의존도를 줄이고 클린에너지로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백악관은 지난 22일 바이든 대통령이 유가를 낮추기 위해 미국의 비축유 5000만 배럴 방출을 지시했다며 한국을 포함, 중국 일본 인도 영국 등도 동참한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이 다른 주요 석유 소비국과 조율해 비축유 방출을 결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게 백악관 측 설명이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23일 대통령 연설 브리핑에서 “5000만 배럴 외 추가 방출 옵션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해 추가 방출도 시사했다.

국제적 에너지난과 유가 급등에도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 산유국이 증산 요청을 거부하자 미국은 단기 처방으로 국제 공조를 통해 비축유를 풀기로 결정했다. 치솟는 인플레이션 압박 속 바이든 정부는 기름값을 필두로 강력한 물가 잡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휘발유 가격이 첫 번째 타깃이 된 셈이다. 비축유 방출로 급등하는 기름값은 몇 주 이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제니퍼 그랜홈 에너지부 장관은 “휘발유 가격은 내년 초에는 1갤런(3.8ℓ)당 3달러 밑으로 하락해서 점차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축유 방출량과 관련해 한국 정부는 “구체적인 비축유 방출 규모와 시기, 방식 등은 추후 구체화할 예정”이라며 “과거 국제에너지기구(IEA) 국제공조에 따른 사례와 유사한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는 2011년 리비아 사태 때 전체 비축유의 약 4% 수준인 346만7000배럴을 방출해 이번에도 이와 유사한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말 기준 비축분인 9700만 배럴의 4~5% 수준 방출을 가정할 시 388만~485만 배럴 정도다. 일본 정부는 내년 3월까지 국내 수요의 1, 2일분에 해당하는 420만 배럴을 시장에 푼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비롯한 주요 산유국이 원유를 증산하라는 미국의 요구를 거듭 거부하고 있어 비축유 방출만으로는 유가 상승세를 누르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실제로 비축유 방출 계획 발표에도 국제 유가는 큰 폭으로 올랐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TMEX)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2.3%(1.75달러) 오른 78.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이는 비축유 방출에 앞서 미국이 충분한 신호를 사전에 전달했기 때문에 유가에 이미 선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WTI는 지난달 26일 배럴당 84.65달러로 최근 7년 사이 최고가를 찍었다가 이후 미국의 전략 비축유 방출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9% 이상 하락했다.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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