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원 재의결 땐 첫 거부 무력화
- 코로나 지원금도 공화당과 내분
- 트럼프 레임덕 가속화 할 전망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2021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을 하원이 28일(현지시간) 재의결했다. 상원 본회의에서도 재의결되면 대통령의 임기 중 거부권이 무력화되는 첫 사례가 된다.
CNN에 따르면 하원은 이날 본회의에서 찬성 322명, 반대 87명의 압도적 찬성으로 국방수권법을 재의결했다. 대통령의 특정 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무효로 하려면 상원과 하원에서 각각 3분의 2 찬성이 필요하다.
이 법안은 7400억 달러 규모의 국방·안보 관련 예산을 함께 담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요구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유 등을 들어 지난 23일 거부권을 행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법의 많은 조항이 우리 군대를 미국 본토로 데려오려는 행정부의 외교정책에 반한다”며 “아프가니스탄과 독일, 한국에서 군대를 철수할 대통령의 권한 제한을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방수권법에는 주한미군 규모를 현재의 2만8500명 이하로 줄이는 예산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또 이미 트럼프 행정부가 감축 계획을 발표한 독일과 아프가니스탄 내 미군 축소에도 제동을 거는 내용이 들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두고 “나쁜 정책이자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29일 예정된 상원의 국방수권법 찬반 표결에서도 재의결이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재의결 표결이 하원을 통과하면 상원도 처리할 것이라고 밝히며 트럼프 대통령이 초당적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하원은 이날 민주당 주도로 코로나19에 대응해 미국인들에게 주는 지원금을 1인당 600달러에서 2000달러로 인상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했던 사항이지만 공화당은 재정적자를 이유로 반대하는 기류가 강해 상원통과 전망은 낮다.
공화당이 상원에서 국방수권법을 재의결하고 예산안은 부결시킬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두 사안을 모두 거부하는 셈이 된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불복 주장에 힘이 빠지면서 레임덕이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내년 1월 5일 조지아주 상원의원 선거를 앞두고 내분하는 모습을 연출하게 돼 결선투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이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