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 프로그램 자금줄 차단 목적
- 트럼프 “행동 안바꾸면 또 조치”
- 야권은 “미국의 안전 위협” 비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8일(현지 시간) 이란의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의무 이행 일부 중단 선언에 맞서 대(對)이란 추가 제재 부과를 단행했다.
이란의 선언이 이뤄진 지 몇 시간 만에 제재 방침을 예고한 뒤 곧이어 행정명령을 발동하는 등 즉각적인 맞대응을 통해 최대 압박 전략을 확인하며 옥죄기에 나선 것이다.
미국이 2015년 이란과 서방이 타결한 이란 핵 합의 탈퇴를 선언한 지 이날로 꼭 1년이 되는 가운데 이란의 핵 개발 재개 시사와 미국의 즉각적인 ‘맞불’로 양국의 강 대 강 대치도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란의 외화벌이 원천인 철강과 알루미늄, 구리, 철 분야를 겨냥한 신규 제재를 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그 목적에 대해서는 핵무기 프로그램 자금으로 쓰일 수 있는 수입원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테헤란은 근본적으로 행동 방식을 바꾸지 않는 한 추가 조치를 기대할 만할 것”이라며 추가 제재 부과 가능성을 시사한 뒤 “이란산 철강과 그 외 금속 제품을 항구로 들이는 나라들은 더는 용인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란 정권을 향해 “핵 야욕을 버리고 파괴적 태도를 바꾸는 한편 이란 국민의 권리를 존중할 것을 요구한다”며 선의를 갖고 협상 테이블로 복귀하라고 촉구했다.
이번 제재는 이란산 금속 제품 거래에 관련된 해외 금융 기관에 대한 제재 내용도 담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백악관의 팀 모리슨 대통령 특보 겸 대량살상무기(WMD) 선임 국장은 이날 오전 이란에 대해 제재를 부과하는 일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조만간 추가 제재를 기대하라”고 ‘예고’했다. 또 “이란에 대한 제재를 위반하는 그 누구라도 적발되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미국 야권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이란 정책에 대한 비판에 나섰다. 상원 중동소위의 크리스 머피(코네티컷) 의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잘못된 정책이 미국을 안전하지 못하게 만들었다고 했고,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하원의장은 행정부에 이란 관련 의회 보고를 요구했다.
앞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이란은 (핵합의에서 정한 범위를 넘는) 농축 우라늄의 초과분과 중수를 외부로 반출하지 않고 저장하겠다”며 핵합의 의무 이행을 일부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지난 5일 ‘이란 정부군에 의한 위협 징후’에 대한 대응 차원이라며 중동 내 항공모함 전단과 폭격기 배치를 발표한 바 있다. 7일에는 유럽을 순방 중이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독일 방문 일정을 전격 취소하고 이라크를 깜짝 방문, 대이란 메시지를 발신하기도 했다. 미국은 지난해 5월 이란핵 합의 탈퇴 선언 후 지난해 8월 7일 이란 제재 대상과 거래하는 제3국의 기업, 개인에 대한 1단계 대이란 제재(세컨더리 보이콧)를 복원한 데 이어 지난해 11월 5일 석유제품 등에 대한 2단계 제재를 시행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