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교장관·정상회의 열어
- 위기 돌파 해결대책 고민

유럽이 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한 '팍스 유로피아'의 꿈은 이전에 겪어보지 못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잇단 테러 공포, 영국의 EU 탈퇴로 인한 경제 불안, 여기에다 이웃인 터키의 쿠데타 시도로 난민 문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금 유럽은 '불확실성'이라는 보이지 않은 적에게 완전포위된 양상이다. 도전이 도미노처럼 밀려들자 유럽은 해법을 찾기 위한 노력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18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EU 외교장관회의를, 다음 달 말 이탈리아에서 독일·프랑스·이탈리아 3국 정상 회동 등이 예정돼 있다. 위기 돌파구를 위한 해법이 나올지 주목된다.

■테러의 일상화 공포 엄습

지난해 11월 파리 테러 이후 유럽 내 정보당국은 몇 차례 테러 음모를 적발해 냈지만, 테러를 막지 못했다. 지난 3월 브뤼셀, 이번엔 프랑스의 휴양도시 니스 등 '예상치 못한 곳'에서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테러공격은 이어지고 있다. 니스 테러는 유럽인들에겐 충격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여진다. 차량도 무서운 테러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새삼 깨닫게 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번 니스 테러사건의 범인은 테러 당국의 감시대상에도 포함돼 있지 않았다.

테러의 일상화가 '뉴노멀(새로운 정상적 상태)'이 되는 게 아니냐는 공포가 커지고 있다. 테러공격이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불안한 '팍스 유로피아'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 후 영국에서는 테리사 메이 총리가 새로 선출돼 내각을 출범하는 등 정치적 아노미를 해소하고 나섰다. 하지만 브렉시트 협상이 언제 어떻게 진행될지 가늠할 수 없다. 협상이 시작되더라도 영국의 EU 단일시장 접근권, 이민자 문제를 비롯해 EU와 영국의 새로운 관계 등 쟁점이 수두룩해 난항이 예상된다.

여기에 EU와 가입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터키에서 지난 15일(현지시간) 발생한 쿠데타 시도는 전혀 예상 못 한 도전이었다. 터키 쿠데타 시도로 EU가 치러야 할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2차 폭풍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터키는 향후 유럽의 가장 큰 불안요인으로 꼽히는 이민자 문제 해결에 있어 중요한 카운터파트였다. 이번 쿠데타로 터키가 정치적 불안에 휩싸이면서 그동안 합의해 놓은 이민협정 등이 이행되지 못하거나, 터키 국민이 EU로 대거 엑서더스할 가능성도 있다. 유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