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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하원 외교위원장 "아베담화 실망·유감"…전문가들도 비판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5-08-15 07:4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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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4일 오후 도쿄 총리관저에서 일본의 전후 70년에 관한 역사인식을 반영한 담화(일명 아베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한반도 전문가들 "아베, 위안부 인정했어야…역사흐름 이해 부족"

더든 교수 등 역사학자들도 비판…워싱턴한인연합회 규탄 성명

직접적인 사죄나 반성이 없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전후 70년 담화에 대한 미국 내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한반도 문제에 정통한 정치권 인사들과 전문가들은 물론 역사학자들까지 비판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에드 로이스(공화·캘리포니아) 미 하원 외교위원장은 14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아베 총리가 지난 4월 미 상·하원 합동연설 때보다 더 명확하고 직접적인 용어로 역사 문제를 해결할 것을 마지막으로 기대했지만, 그 기대에 충족하지 못했다"면서 실망과 유감의 입장을 밝혔다.

로이스 위원장은 "아베 총리가 무라야먀·고노·고이즈미 담화를 명료하게 언급하지 않은 채 모호하게 넘어가 실망스럽다. 마지막(기회)으로 역사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는데 이전 총리들의 담화를 넌지시 만 언급했다"면서 "설상가상으로 아베 총리는 제국주의 일본에 야만적인 식민지배를 당한 한국과 이웃 국가의 희생자들에게 사죄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일본이 충분히 사죄했다'는 아베 총리의 시사성 발언 역시 실망스럽다"면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말처럼 반(反)인륜적 범죄에 대해서는 시간 제약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아베 총리가 제2차 세계대전 전쟁포로들을 언급하면서도 일본의 잔혹한 식민지배와 위안부 범죄를 언급하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면서 "이번 담화는 한일간에 역사적 불화를 해결할 수 있었던 또 하나의 '읽어버린 기회'"라고 지적했다.

마이크 혼다(민주·캘리포니아) 미 연방 하원의원도 연합뉴스에 보낸 논평에서 "그리 놀랄 일도 아니지만 아베 총리의 담화는 그들의 의지에 반해 일본군의 성 노예를 강요당한 20만 명의 '위안부'들에 대해 명백하고 분명한 사죄의 뜻을 전달하는데 크게 못 미쳤다"고 단언했다.

2007년 미 하원의 '위안부 결의안'을 주도한 혼다 의원은 특히 "아베 총리가 과거의 잔혹한 행위에 대해 '전장의 그늘에는 심각하게 명예와 존엄을 훼손당한 여성들이 있다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는 이 단순한 한마디를 언급했는데 이는 일본군에 고통을 당한 여성들에 대한 '직접적인 모욕'(direct affront)"이라고 성토했다.

한반도 전문가들은 과거 정부의 담화 계승의지를 밝힌 것은 긍정평가하면서도, 일본군 위안부를 직접 인정하지 않고 일본 전후 세대에까지 사과의 숙명을 지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 데 대해서는 비판적 입장을 보였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아베 담화가 내각의 승인 절차를 거치고 담화 내용에 주요한 단어(식민지배·침략 등)를 포함한 것은 인정할 만하다. 1년 전보다는 훨씬 진전된 것"이라면서 "그러나 아베 총리는 여기서 더 나아가 여성들을 일본군의 성 노예로 삼은 데 대한 일본의 직접적 역할을 인정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특히 "아베 총리가 더 직접적으로, 특히 한국에 대해 (위안부 사과 등) 더 직접적으로 나섰더라면 양국 간 긴장을 낮추고 관계를 개선하며 심지어 화해로까지 이어질 수도 있는 더 강한 기반을 마련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데니스 핼핀 미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 연구원도 논평에서 "아베 총리가 식민지배 등을 사죄한 이전 정부의 담화 등을 언급하는 등 담화에 일부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면서도 '전후 세대에게까지 사과를 계속할 숙명을 지게 해서는 안 된다'고 한 대목을 문제 삼아 "장구한 역사의 흐름에 대한 아베 총리의 이해 부족을 나타내는 것일 수 있다"고 꼬집었다.

핼핀 연구원은 아베 총리가 지난 4월 방미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워싱턴D.

C.의 링컨 기념관을 방문한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남북전쟁 당시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은 의회에 보낸 편지에서 '동료 시민 여러분, 우리는 역사로부터 도망칠 수 없다'고 밝혔는데 이는 미국뿐 아니라 일본에도 똑같이 적용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지난 6월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찰스턴 시에서 발생한 백인 청년 딜런루프(21)의 흑인교회 총기 난사 사건을 거론하면서 "남북전쟁이 끝나고 150년이 흘렀는데도 인종차별의 상징 남부연합기(남북전쟁 당시 남부군 깃발)에 잘못 영감을 받은 한 청년이 찰스턴에서 총기를 난사해 사람들을 죽였다. 이번 사건은 위대한 지도자가 역사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 지, 즉 망각이 아니라 기억을 통해 항상 역사를 직시해야 한다는 점을 잘 일깨워준다"고 역설했다.

미국 내 역사학자들도 비판 목소리를 냈다.

지난 4월 아베 총리의 과거사 왜곡을 규탄하는 역사학자들의 집단성명을 주도한미 코네티컷 대학의 알렉시스 더든 교수는 워싱턴D.C.의 정보소식지 '넬슨 리포트'에 아베 담화에 '사죄'라는 핵심 단어가 기술적으로는 들어가 있지만 진정한 사죄의뜻이 담겨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더든 교수는 "중요한 것은 (전쟁범죄) 공포의 모든 희생자가 원하는 것인데 아베 총리는 이번 담화에서 그들이 원하는 답(진정한 사죄)을 주지 못했다"면서 "특히이 중요하고 민감한 시점에 아베 총리와 그의 지지세력이 선택한 것은 장구한 역사가 말해주듯 '모든 일본인이 예측 가능한 미래에도 그 전쟁과 연결돼 있다'는 사실에 대한 묵살"이라고 일갈했다.

임소정 워싱턴한인연합회장은 규탄 성명에서 "아베 담화는 사실상 일본의 식민지배 및 침략에 대한 정당화를 교묘하게 주장한 것"이라면서 "서구 열강의 세력 팽창과 맞물려 일본의 식민지 지배와 제국주의 역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내용을 기본 전제조건으로 모든 담화 내용을 과거 형으로만 명시한 것은 아베 정권에 진심으로 사죄할 마음이 없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미래 후손들에게 과거사 사죄를 떠넘기지 말아야 한다는 대목에서는 경악을금치 못했다"면서 "아베 담화는 일본의 양심적인 정계 인사들로부터도 진실된 사죄와 반성이 없는 담화라는 혹평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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