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반부패 시위가 한창인 브라질의 청년들을 향해 희망과 신뢰를 잃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브라질을 방문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24일(현지시간) 리우데자네이루시 북부 망깅요스 지역의 바르깅야 빈민촌을 찾아 이같이 말했다.
리우 시 3대 빈민가 중 하나이자 브라질의 '가자 지구'로 불리는 망깅요스에서도 특히 바르깅야는 브라질 최대 마약 소굴로 악명이 높은 곳이다.
교황은 이날 쏟아진 비로 진흙탕이 된 운동장 한편에 마련된 연단에서 "모두에게 다시 한 번 말하노니, 좌절해서도 신뢰와 희망을 잃어서도 안 된다"고 역설했다.
그는 "그 누구도 이 세상에 만연한 불평등에 대해 무신경해질 수 없고, 개인의사리사욕을 앞세우는 이들의 부패에 청년들은 자주 실망한다"며 최근 브라질 전역을휩쓴 반부패 시위를 우회적으로 언급했다.
그러면서 "사회 소외계층을 외면한 채로는 그 어떤 평화도 지속할 수 없고 사회화합이나 행복 또한 기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연설에 앞서 바르깅야의 허름한 가톨릭 성당을 찾아 제단을 축성하고 일부 주민들의 집을 가가호호 방문하기도 했다.
방탄차에서 내려 우산도 마다하고 빈민가 거리를 누비는 교황에게 바르깅야 주민들은 종이꽃과 환호성으로 화답했다.
수천 명이 비좁은 거리를 가득 메웠지만 우려했던 소요사태는 없었다.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도시로 꼽히는 리우시에는 30곳의 크고 작은 빈민촌이 형성돼 있다. 상상을 초월한 범죄와 양극화로 인한 계급격차, 인종차별로 악명 높은 이들 빈민가를 현지어로 `파벨라'(favela)라고 부른다.
앞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테레사 수녀 등도 이들 파벨라를 찾은 바 있다. 특히 바르깅야는 테레사 수녀가 방문한 곳이기도 하다.
이후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톨릭 세계청년대회' 현장으로 이동하기에 앞서 리우시 대성당에 들러 아르헨티나의 순례객들과 만났다.
교황은 이날 대성당에 모인 2만여 명의 고국 청년들을 향해 "교회가 권위주의를벗어던지고 사람들에 다가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며 "(청년들이)교구에서 말썽을 피워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거리로 나가 신앙을 전파하지 않는 교회는 비정부기구(NG0)에 지나지않는다"고 일갈했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브라질 빈민촌을 찾고 고국에서 온 순례객들을 직접 챙긴 교황의 이날 행보에는 '거리로 나가 신앙을 전파하라'는 그의 철학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한편 이날 오후 늦게 코파카나 해변에서 열린 가톨릭 세계청년대회 개막 미사에는 전 세계 175개국에서 모인 청년 신자 50만여 명이 참여했다.
리우시의 신자들은 코파카나 해변으로 향하는 길목을 가득 메우고 교황을 환영했다. 그러나 계속된 비로 많은 주민이 집으로 돌아가면서 교황은 애초 예상보다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미사를 마쳤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5일에는 리우 시청에서 열리는 2016년 올림픽기 축성식에 참석한다.
교황이 집전하는 28일 폐막 미사에는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데시 보우테르세 수리남 대통령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우루과이와 파나마 등에서는 부통령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