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총선이 다시 치러져야 한다고 미하일 고르바초프(사진) 전 소련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주장했다. 옛 소련의 마지막 지도자인 고르바초프는 인테르팍스 통신 인터뷰에서 국가 지도자들이 "선거 결과를 무효화하고 다시 치르는 단 한 가지 결정만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도자들이 지난 4일 실시된 총선에서 "수많은 위조와 조작이 있었고, 그 결과가 국민의 뜻을 반영하지 않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르바초프는 "당국은 새로운 선거를 실시해 국민의 점증하는 불만을 달래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선거 결과가 공정하지 않다고 믿는 사람들이 계속 늘고 있다"고 지적한 뒤 "나는 국민을 무시하면 당국은 불신당하고 상황이 불안해질 것으로 믿는다"라고 말했다. 고르바초프는 푸틴과 정치적 긴장 관계를 유지해왔으나 최근 몇 년 전까지 그에 대한 직접적 정치적 비판을 자제해왔다.
러시아 자유주의 성향의 야당 '야블로코(사과)당'도 이번 총선 결과가 조작됐다며 총선 취소를 위한 법적 대응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리 야블린스키 야블로코당 당수는 이날 투표 감시원들의 보고를 근거로 판단한다면 야블로코당의 득표수가 절반으로 줄었다면서 "변호인에 의뢰해 모든 법원에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부 투표소의 개표 결과를 취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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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중심가에서 총선 부정선거를 규탄하는 시위 가담자를 진압 경찰이 강제로 연행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
그는 또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의 사임을 추진할 것이라며 "투표 용지 도둑과 정당들의 파멸에 눈을 감은 사람들의 명단을 작성하려 한다"고 말했다. 야블린스키는 이번 총선에서 의석을 확보한 정당들의 일부조차 투표 부정을 말하고 있다며 총선을 다시 치르기 위해 이들도 의석을 포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부정선거 의혹에 대한 모스크바 시민의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는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통령 선거 후보 등록 서류를 제출했다. 하지만 푸틴의 대통령 후보 등록에 관심을 기울이는 시민은 거의 없는 분위기였으며 선거 결과에 대한 조작 의혹을 잇따라 제기했다.
선거가 끝난 뒤 이틀 동안 수천 명이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경찰 저지에 맞서 시위를 벌였으며 두 도시에서 수백명이 연행됐다. 7일 오후 모스크바에서는 젊은이들을 주축으로 10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친 푸틴 콘서트가 열렸다. 이들은 러시아 국기를 흔들고 춤을 췄으며 '미래는 우리의 것'이라고 쓰인 현수막을 내걸었다.
러시아 여당인 통합러시아당은 지난달 27일 푸틴 총리를 대통령 후보로 지명했다. 푸틴은 2000~2008년 4년 임기의 대통령직을 연임한 바 있다. 러시아 대선은 내년 3월 실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