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에선 각급 단위의 회담이 열리거나 남북협력사업이 활력을 띠며 남북관계가 급진전을 보이는 반면 미국 정부와 전문가들은 다소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거나 부정적 입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등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톰 케이시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은 11일(현지시간) 한·미 외교가에 나돌고 있는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11월 방북설과 관련, "라이스 장관이 조만간 방북할 것이라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며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케이시 부대변인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태식 주미 한국대사와 이수훈 동북아시대위원장이 최근 라이스 장관의 방북을 촉구한 것에 대한 질문을 받고 "솔직히 (고위층에서) 그런 대화가 있는 것인지 잘 모른다"면서 "그런 대화가 없었다는 얘기가 아니라 내가 그런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날 주미 한국대사관과 미 조지워싱턴대학이 제2차 남북정상회담의 성과와 의미를 조망하기 위해 개최한 세미나에서도 이번 정상회담를 바라보는 한·미 양국의 현저한 시각차가 그대로 드러났다.
특별수행원으로 평양을 방문했던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이날 주제발표와 토론에서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과 북한 핵문제 해결이 서로 보완관계임이 입증됐다"며 "정상회담 합의사항 이행이 동북아지역에서 미국의 이익과도 일치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 측 참석자들은 종전선언 참가국에 중국이 포함될지 한국이 포함될지 모호하고, 6자회담에서 합의한 북한 비핵화 약속이 아직 가시적인 성과가 없는 상황에서 남북경협을 추진하는 것은 오히려 6자회담 합의 이행을 지연시킬 수 있다며 우려감을 드러냈다.
해리 하딩 조지워싱턴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종전선언 당사국 정상회담의 참가국이 3자회담이 될 경우 미국과 북한 이외에 한국이 참여할 지, 중국이 참여할 지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하딩 교수는 또 북한 비핵화가 경제협력의 전제조건인지 여부가 불분명할 뿐만 아니라 북한이 '10·3선언' 합의대로 핵 불능화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가 없는 상황에서 막대한 경제협력을 추진할 경우 북핵 6자회담의 효과에 장애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북한을 '야만 정권'이라고 지칭한 것과 관련, "북한의 존엄과 권위를 깎아내리는 어리석은 행위"라고 비난하고 대북정책에서 일관성을 견지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