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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부산 영도구 남항동 물양장을 따라 영업하는 영도포차거리 포장마차가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다. 이유경 기자 |
- 예산 부족으로 차단봉만 설치
- 보름새 3명 사고 뒤 펜스 추진
부산 영도구의 관광명소로 떠오른 포차거리 일대에서 해상 추락 위험이 수년 전부터 지적됐지만 안전시설은 여전히 허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영도포차거리 앞 물양장에서 해상 추락사고가 잇따르자 관계기관이 뒤늦게 안전펜스 설치에 나섰다.
2일 오후 6시30분 부산 영도구 남항동 영도포차거리는 손님들로 북적였다. 노란 천막 아래 야외 테이블마다 손님들이 둘러앉았고, 포차거리 앞 물양장에는 선박 여러 척이 정박해 있었다. 물양장 가장자리에는 U자형 철제 차단봉만 설치돼 사이사이 사람이 드나들 수 있을 만큼 틈이 벌어져 있었다. 추락 방지용 안전펜스는 찾아볼 수 없었다. 영도포차거리 상인회가 차단봉 사이에 녹색 줄을 치고 ‘추락주의’ 안내문을 부착했지만, 관계기관의 안전시설 보강 없이 상인들이 마련한 임시 조치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포차거리의 한 상인은 “갑자기 추워지면서 손님이 줄었지만 주말에는 여전히 많다. 주민보다 외부 손님이 많고 최근 들어 외국인도 많이 찾는다”며 “술에 취해 차단봉 사이로 들어가는 사람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구에 따르면 포차거리에는 약 20개의 포장마차가 있으며 하루 10곳가량이 영업한다.
실제 사고 발생 건수도 예년과 비교해 크게 늘었다. 부산해양경찰서에 따르면 포차거리 앞 물양장에서는 2024년과 지난해 사고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으나 올해는 지난달 14일까지 4건이 발생했다. 특히 지난 9월 30일부터 지난달 14일까지 보름 사이 3건이 집중됐다. 사고는 모두 선박을 오가거나 음주 상태에서 실족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경 관계자는 “이 일대 수심은 최소 2m로 밤에 술에 취한 상태에서 바다에 빠지면 스스로 대처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추락 위험은 오래전부터 지적됐지만 관계기관의 대응은 근본적인 시설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부산항만공사(BPA)에 따르면 2006년에도 이 일대 안전 문제로 구와 소방 등 관계기관이 대책을 논의했다.
그러나 협의 이후 20년가량 지났지만 추락 방지용 안전펜스는 설치되지 않았다. BPA 관계자는 “당시 구가 예산 부족을 이유로 시설 설치가 어렵다고 해 BPA가 U자형 차단봉을 설치했다”며 “시민 이용 구간의 안전관리는 구가 맡기로 협의했다”고 밝혔다.
BPA는 2022년에도 구에 시민의 항만구역 진입을 막기 위한 조치를 요구했으나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BPA 측은 구가 2004년부터 항만시설 일부를 무상으로 사용하고 있어 관련 규정에 따라 이용자 안전관리 의무를 부담한다고 주장한다.
사고가 반복된 뒤에야 BPA와 구는 안전펜스 설치와 유지관리 방안을 다시 협의했다. 구 관계자는 “지난달 19일 BPA가 약 1억 원을 들여 펜스를 설치하고 구가 유지관리를 맡기로 구두 협의했다. 이어 2일 서면 협의가 마무리돼 올해 안으로 펜스 설치가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는 포차거리에서 추락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