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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장경찰서 전경 |
가짜 베어링 제품이 고리원전을 비롯한 전국 4개 원전에 납품되면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경찰에 수사 의뢰(국제신문 지난해 7월 15일 자 2면 보도)까지 했던 가운데, 사건 수사가 해외 공조 등 문제로 1년 넘게 결론이 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의 제품은 전량 폐기됐지만, 안전이 특히 중요한 시설에서 문제가 발생한 만큼 재발 방지 등을 위해서라도 수사가 장기화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 기장경찰서는 이른바 ‘가짜 베어링’ 납품 사건과 관련해 4개 업체를 사기 등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이 사건은 지난해 한수원이 부산경찰청에 진정을 제기해 그해 6월 기장경찰서로 사건이 이첩됐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사건 수사가 중지됐다. 한수원에 가짜 베어링을 납품한 업체들이 모두 해외에 있어 수사에 난항을 겪었기 때문이다. 국제 공조를 비롯해 사실관계 확인 등에서 수사상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기장서의 수사 대상은 고리원전 3개 업체와 새울원전 1개 업체 등 총 4개 업체다. 특히 고리원전에는 전체 1412개 중 489개가 정품이 아닌 가짜였다. 이 중 6개는 최장 6개월간 고리 1·2호기에 설치까지 됐다. 당시 업체가 몰래 가짜 제품을 들여온 것으로 파악됐으며, 전수조사 결과 한울·한빛·새울·고리 등 전국 4개 원전에 총 718개의 가짜 베어링이 납품됐다. 당시 한수원은 경북경찰청과 전남경찰청에도 수사를 의뢰했다.
특히 원전에서 발견된 Q등급 베어링의 약 4분의 1이 모조품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원전 부품의 안전도는 Q, A, S 등급으로 분류하는데 베어링은 원전 특성을 고려해 한수원이 Q등급으로 상향해 관리했다. 당시 가짜 베어링은 전량 폐기됐으며, 한수원은 문제 업체들의 입찰을 제한했다.
안전이 최우선인 시설 특성을 고려해 더는 수사가 길어져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사 의뢰 이후 약 1년 4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사건이 마무리되지 않으면서 어떤 처벌도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중단됐던 수사가 약 1년이 지난 최근에서야 재개됐지만, 아직 수사 마무리 시점은 예상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실제로 해당 업체에서 물품을 납품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며 “최근 국제공조를 바탕으로 수사를 재개해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