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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은섭 씨라이프 부산아쿠아리움 해양생물팀장이 해양생태계 보전과 시민의식의 중요성 등에 대한 생각을 밝히고 있다. 이유경 기자 |
- 고래 상괭이 구조작업 등 오랜 경력
- 해양보호 가치 알리는 홍보맨 될 것
“살아 있는 생물이고 환경이 매번 다르기 때문에 구조에는 정답이 없다. 그 상황에 맞는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해양생물을 보호하려면 전문가뿐만 아니라 시민의 관심과 참여도 필요하다.”
최근 부산 북항친수공원에 나타난 상어 ‘부캉이’의 3차 외해 유도작업 현장을 찾은 변은섭(38) 씨라이프 부산아쿠아리움 해양생물팀장은 13년 가까이 바다 생명을 돌봐온 아쿠아리스트다. 지난 21일 유도작업에는 씨라이프 소속 잠수사들이 투입돼 부캉이가 그물에 몸을 다치지 않도록 이동을 유도했다. 변 팀장도 현장에서 지원 상황을 살폈다. 그는 “아쿠아리움 운영이 주된 업무지만 부산에서 큰 일이 발생한 만큼 최대한 지원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변 팀장에게 상어는 어린 시절부터 특별한 존재였다. 부산에서 태어난 그는 물고기를 기르고 관찰하는 일을 좋아했다. 2001년 부산아쿠아리움 개관 이후 자주 방문하며 꿈을 키웠다. 그는 “아쿠아리스트가 상어에게 먹이를 주는 모습을 보며 언젠가 나도 저렇게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키우던 물고기가 TV 프로그램에 소개된 뒤 아쿠아리움에 기증하면서 인턴으로 일할 기회를 얻었다”고 특별한 인연을 소개했다. 이후 수산생명의학을 전공하고 2013년 입사해 상어 먹이주기 공연을 직접 선보이며 오랜 꿈을 이뤘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은 2015년 경남 남해 앞바다의 긴수염고래 구조 작업이다. 당시 몸길이 12m가 넘는 고래가 양식장 로프에 걸리자 변 팀장도 구조에 나섰다. 그는 “고래가 꼬리에 감긴 로프를 풀려고 몸을 계속 돌렸다. 로프 일부를 잘라냈지만 날이 어두워 작업을 중단했고, 다행히 고래는 이후 스스로 빠져나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모든 구조가 성공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변 팀장은 상괭이와 바다거북 등 해양생물 구조와 치료에도 참여했다. 그물에 걸린 상괭이는 탈진해 치료를 받아도 살아남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는 “모든 구조가 행복하게 마무리되지는 않아 안타까울 때도 많다”고 털어놨다.
오랜 구조 활동을 통해 변 팀장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어민들의 역할이다. 그는 “전문가도 필요하지만 해양생물을 가장 먼저 마주하는 사람들이 보호 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어민에게 구조 신고 방법과 보호의 필요성을 알렸고 먼저 구조를 요청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변 팀장의 활동은 해양생태계 보전과 시민 인식 개선으로 확대됐다. 현재 ▷바다거북 구조·치료 ▷거머리말 증식·서식지 복원 ▷도롱뇽 구조 ▷해변 정화 활동을 추진한다. 그는 “과거에는 상괭이 존재조차 모르는 분이 많았지만 구조와 치료 과정을 알리면서 관심이 높아졌다. 우리 주변에 있지만 중요성을 잘 모르는 생물을 알리는 것도 아쿠아리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부캉이의 등장으로 해양생물에 대한 시민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변 팀장은 이러한 관심이 지속적인 보호 활동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특히 어린이들이 해양생물을 친근하게 느끼고 자연을 소중히 여기는 어른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그는 “아쿠아리움에서 해양생물을 보고 즐거운 기억을 가지고 돌아간 아이들이 어른이 됐을 때 바다를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어린 시절의 작은 호기심이 해양생물 보호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소신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