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의 빠른 발전과 보편화로 전국적으로 데이터센터가 우후죽순 들어설 전망이다. 부산에서는 사하구에 데이터센터 건립이 집중될 조짐이 보이자 주민과 갈등을 줄일 조례가 전국에서 최초로 제정됐다.
부산 사하구의회는 제311회 임시회를 열어 유영현 의원이 대표발의한 대규모 전력 사용시설 주민 소통 조례를 만장일치로 의결했다고 21일 밝혔다.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2021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전국 160곳에서 데이터센터 전기 사용 신청을 접수했다. 부산에서는 19곳이 신청했고 이 가운데 12곳이 사하구에 몰렸다.
사하구에 많은 데이터센터 건립이 추진되는 이유는 지역 내 발전소가 있어서다. 구 관계자는 “관내에 남부발전이 있어 데이터센터 사업자 입장에서는 송전망 구축 등에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우리 구에 센터를 건립하려는 움직임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데이터센터 수요는 늘지만 지역 주민은 크게 반기지 않는다. 센터가 많은 전력을 사용해 화재 위험이 크고 전자파로 인한 건강상 위해가 우려돼서다. 지난 3월 서울 금천구에서는 주민 반대로 데이터센터 건립 설명회를 개최조차 못했다. 사하구 사정도 마찬가지다. 장림동에 센터 건립이 진행되자 인근 주민은 현수막을 붙여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나섰다.
조례 제정으로 원활한 센터 건립과 함께 주민과의 갈등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조례에 따르면 구는 사업자가 센터 건립과 관련돼 받은 정보를 주민에게 공개하도록 의무화했다. 데이터센터를 짓는 과정에서 사업자는 인허가를 위해 지역에 수억 원에 달하는 상생협약금을 내 가점을 받는다. 조례에는 상생협약금이 주민에게 필요한 시설 건립에 사용될 수 있도록 규정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유영현 구의원은 “데이터센터가 들어선다고 해서 지역경제가 갑자기 활성화되거나 주민의 눈에 띄게 나아지지 않는다. 이익은 불분명하지만 주민이 감수할 부담은 크다”며 “조례가 주민 의사에 반하는 센터 건립 추진을 막고 주민 권익을 지킬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