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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국제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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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사용 원인·재정 영향 분석없어
- 고령화율 높은 지역 선심성 논란
고령층이 많은 부산 원도심에서 어르신 품위유지비를 둘러싼 논란이 잇따른다. 부산 중구는 지난달 9일 품위유지비를 연 24만 원에서 40만 원으로 늘리는 조례를 개정했다고 5일 밝혔다. 구는 공약 이행을 증액 배경으로 들었지만 의회에서는 기존 지원금의 미사용 원인과 재정 영향을 충분히 살피지 않은 채 지원 규모부터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은 이미 고령인구 비중이 25%를 넘어섰다. 부산시가 지난달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84만9400명으로 전체의 25.7%를 차지한다. 부산은 2021년 9월 20%가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했고 지난해에는 고령인구 비중이 25.3%까지 올랐다. 원도심 자치구들이 품위유지비를 잇따라 도입하거나 확대하는 이유다.
품위유지비는 고령층의 목욕과 이·미용 등 일상생활 비용을 지원하는 복지사업이다. 중구는 지난해 1월부터 75세 이상 주민에게 분기에 6만 원씩 바우처카드로 지급하고 있다. 내년부터 연간 지원금을 16만 원(약 67%) 늘리고 세탁업소와 빨래방까지 사용처를 넓힌다. 사업 확대도 빠르게 진행됐다. 중구는 2024년 5월 사업 추진계획을 세운 뒤 같은 해 9월 관련 조례를 제정했다. 지난해 1월 지급을 시작한 지 1년여 만에 연 40만 원으로 올리는 조례 개정에 나섰다.
하지만 연 40만 원으로 올린 근거가 되는 수요조사나 이용실태 분석 자료는 제시하지 못했다. 구 관계자는 “품위유지비 증액은 주요 공약 사항이다”며 “조례는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하지만 관련 예산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기존 지원금도 전액 사용되지 않았다. 지난해 전체 사용률은 약 86%였다. 특히 2분기에는 지원금의 80.7%만 사용해 약 5000만 원이 남았고 미사용액은 환수했다. 이에 지원 규모를 확대하기 전에 미사용액 발생 원인부터 살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른 원도심 자치구보다 지원금도 많다. 동구는 75세 이상 주민에게 연 24만 원, 서구는 연 8만 원을 지급한다. 영도구는 도입을 추진 중이다. 기장군 연 16만8000원, 사상구 연 4만 원 등 원도심 이외에도 지급하는 곳이 있다. 문제는 지원 대상의 거주 기준도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다. 구는 75세 이상 중구 거주 주민을 대상으로 정했지만 최소 거주기간은 두지 않아 전입 이후 일정기간 머무른 뒤 신청하도록 세부 기준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구의 고령화 수준은 부산 평균보다 훨씬 높다. 지난달 말 기준 중구 인구 3만6010명 가운데 65세 이상은 1만2745명으로 35.4%다. 부산 전체 고령인구 비중 25%대보다 10%포인트가량 높은 수준이다. 품위유지비는 소득과 재산을 따지지 않고 일정 연령 이상 주민에게 지급해 고령인구가 늘수록 대상자와 구비 부담도 커진다. 일각에서는 고령층 비중이 높은 지역에서 지원금을 대폭 늘리는 것을 두고 표심을 겨냥한 선심성 공약 아니냐는 의혹도 뒤따른다.
박민해 중구의원은 “지원 규모와 사용처를 확대하는 만큼 미사용 원인과 재정 추계, 가맹점 관리 등을 더 꼼꼼히 확인했어야 한다”며 “지난해 자료에서도 지원금을 다 쓰지 못한 이유를 면밀히 점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