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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대학교에 교육부가 지정하는 글로컬대학 선정을 자축하는현수막이 걸려있다. 국제신문 DB |
- 1년4개월째 협의 제자리
- 사범대 이전 등 쟁점 갈등
내년 3월 통합을 앞둔 부산대와 부산교대가 갈등을 겪고 있다. 실질적인 통합 방안을 담은 이행계획서가 제자리걸음인데다, 협상 과정에서도 파행이 잇따르면서 졸속 통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22일 국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대와 부산교대는 통합을 5개월 남짓 남겨둔 현재까지 통합 이행계획서를 완성하지 못했다. 최근 치러진 부산교대 총장 선거에서는 이행계획서 수립 때 동등한 지분 확보를 공약으로 내건 후보가 나오기도 했다. 교육부가 부산대와 부산교대의 통합을 최종 승인한 것이 지난해 5월임을 감안하면, 실행 로드맵이 1년 4개월째 공전하고 있는 셈이다.
부산교대는 그 원인으로 ‘서울대 10개 만들기’ 사업에 편중한 부산대의 행정을 꼽는다. 권역별로 한 곳만 선정한 이번 사업에 부산대가 총력을 기울이면서 부산교대와의 통합 협상을 사실상 방치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부산대와 부산교대의 통합 TF 회의는 정부가 거점국립대 패키지 지원 사업에 부산대를 선정한 이후인 지난 4일에야 처음으로 열렸다.
핵심 쟁점인 부산대 사범대학의 이전을 두고도 사범대학 내부의 반발이 거센 데다, 이전 계획이 불투명해지면서 부산교대 측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교육부 통폐합 심사위원회 역시 연제캠퍼스 중심의 교육대학과 사범대학의 물리적 집적화를 위한 구체적 실행전략이 필요하다고 봤다. 초·중등 교원 양성 기능을 한 곳에 모아 교육에 특화하라는 취지다. 사범대학 교수연구실을 부산교대로 이전하는 교원통합연구센터 설립에 대해서도 사범대학 이전의 대안이 될 수는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전 주체인 부산대는 사범대학 이전에 대해 애매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부산대 관계자는 “이전보다는 두 학교가 통합해 종합교원 양성체계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며 “교육부 심사위원회 지적을 물리적 이전으로는 볼 수 없다”고 했다. 부산대가 사범대학 이전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며 캠퍼스의 위상과 정체성이 모호해지자 부산교대 내부에서는 부산대 공대 일부가 이전한다는 소문까지 돌며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초등교원 양성의 전문성 유지와 행정 통합을 위한 실무 로드맵도 부재한 상태다. 특히 교양교육과정의 개편을 두고 양측의 갈등이 크다. 중등 교원과 달리 전 과목 기초교육을 담당하는 초등 교원의 특수성을 감안해야 하지만, 부산대가 사전 협의 없이 교양과목 개편안을 통보하며 부산교대 교양과목 상당수는 필수에서 선택으로 밀려날 처지에 놓였다.
지난 18일 열렸어야 하는 통합 TF의 3차 회의도 열리지 않았다. 부산대는 부산교대가 연기를 요청했다는 입장이지만, 부산교대는 부산대가 회의 직전 내부 논의를 이유로 연기를 통보했다고 맞서며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협상 과정에서 파행이 거듭되자 부산교대 내부에선 “중소기업 사장이 대기업 과장을 만나는 격”이라는 무기력감과 함께 흡수 소멸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부산교대 김용민 교수회장은 “통합은 두 대학이 축적한 강점을 결합해 새로운 교육적 가치를 만드는 과정이어야 한다”며 “학생과 교직원 등의 목소리를 통합 논의와 이행계획에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