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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의사’를 뽑는 첫 대입 수시모집 전형 원서 접수가 시작된 지난 7일 한 대학 입학처에 지역의사 전형 서류함이 준비돼 있다. 연합뉴스 |
- 부산대 9.84대 1 이례적 현상
- 중복지원 따른 이탈 변수로 작용
올해 대입 수시모집에서 첫 선을 보인 ‘지역의사제’ 전형이 부산 지역 의과대학의 전통적인 지원 지형을 전면 재편하고 있다. 거점 국립대인 부산대보다 사립대인 고신대에 수험생 지원이 대거 쏠리는 등 입시 현장에서 이른바 ‘실속형 하향 지원’과 세밀한 전략적 차별화가 수시 판도를 크게 흔들었다.
지난 11일 마무리된 2027학년도 수시모집 원서 접수 결과, 부산울산경남 지역 의과대학의 지역의사제 전형 지원율이 전국 평균을 상회하며 거센 열기를 증명했다. 특히 고신대는 7명 모집에 161명이 지원해 23대 1로 전국 31개 지역의사제 선발 대학 중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31명 모집에 305명이 지원해 9.84대 1을 기록한 부산대는 지원 경쟁률이 고신대에 미치지 못했다. 동아대는 17명 모집에 332명이 지원해 19.53대 1, 인제대는 15명 모집에 134명이 지원해 8.93대 1을 기록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교육 현장에서는 학생 수와 내신 등급 구조에서 원인을 찾는다. 허정은 부산시교육청 진로진학지원센터장은 “부산은 학교별 학생 수가 적어 최상위권 학생 풀이 극소수에 불과하다”며 “부산대나 인제대가 요구하는 최상위 합격선에는 지원할 수 있는 인원이 한정된 반면, 그보다 낮은 등급의 학생들이 고신대로 자신의 내신 성적에 맞춘 현실적 지원을 집중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지원 장벽을 획기적으로 낮춘 대학 측의 ‘맞춤형 전형 설계’도 요인 중 하나다. 고신대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기존 일반 교과 전형(3개 영역 합 4등급)보다 완화된 ‘3개 영역 합 5등급’으로 설정하고, 과학탐구뿐만 아니라 ‘사탐런’을 선택한 사회탐구 응시자까지 수능 최저 기준에 반영할 수 있도록 개방했다.
다만 23대 1이라는 수치 뒤에는 모집 정원이 적어 발생한 ‘지표 착시’ 현상도 존재한다. 고신대의 지역의사제 선발 인원은 광역권 2명, 진료권 각 1명 등 총 7명에 불과하다. 모집 규모 자체가 워낙 작다 보니 소수의 지원자 증가만으로도 경쟁률 수치가 폭등하는 착시 효과가 더해졌다는 지적이다.
입시 전문가들은 이번 지역의사제 경쟁률 뒤에 숨은 ‘중복 지원에 따른 이탈 변수’와 ‘타 계열 도미노 현상’에 주목하고 있다. 수험생들이 부산대 등 상위권 의대의 지역인재전형을 소신 지원하면서 고신대 지역의사제를 ‘보험’으로 중복 작성했을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향후 합격자 발표 이후 대규모 이동이 발생하면서 최종 실질 등록선은 표면적 경쟁률보다 낮아질 전망이다. 또한 최상위권 자원들이 지역의사제 트랙을 안전지대로 대거 채택함에 따라, 전통적으로 고득점권이 형성되던 치의학·한의학·약학계열 및 주요 이공계 학과의 합격선 역시 연쇄적인 이동과 도미노 현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허 센터장은 “수시 원서를 접수한 수험생들이 이미 합격한 것으로 착각해 10월부터 면접 준비 등에 치중하며 수능 공부를 등한시하는 경향이 있다”며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맞추지 못하면 1차 합격도 무용지물이 되며 최악의 경우 정시 모집까지 대비해야 하는 만큼, 남은 기간 수능 최저 충족을 목표로 학업에 끝까지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