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수 광역지자체 ‘국’단위 조직 갖춰
- 부산은 팀 수준 그쳐… 정책전환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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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지숙 이주민과 함께 상임이사가 부산 지역 이주민 삶을 설명하고 이주 장애아동 등 지원 대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임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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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사는 이주민은 가난한 삶과 불안정한 체류권, 그리고 일상적 차별과 혐오에 노출돼 있어요. 사회권을 보장받지 못해 아파도 병원에 제때 가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정지숙(58) 이주민과 함께 상임이사는 이주민이 지역 공동체 구성원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에 가장 큰 답답함을 느낀다. 지역에서 이주민을 바라보는 선주민의 시선은 곱지 않다. 한국인이 기피하는 고된 일자리에 인력이 부족하면 사달이 난다. 고용주는 하루라도 빨리 이주민 노동자를 데려오게 해달라고 정부를 향해 목소리 높인다. 정작 일터와 지역 사회는 이주민을 한국인과 같은 온전한 사람으로 대하지 않는다.
지역 사회에 기여하지만 철저히 이주민의 존재는 외면당한다. 지난 6·3 부산시장 선거에서도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 공약 어디에서도 이주민에 관한 내용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이주민도 지방선거 투표권이 있지만 그들을 위한 공약은 없었다. 정 상임이사는 “전체 이주민 가운데 투표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적다. 반면 이주민을 향한 혐오의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의 목소리는 크다. 함께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의 목소리는 작다. 이 때문에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는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재수 부산시장이 이끄는 민선 9기 부산 시정에서는 이주민 행정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특별시와 경기도 등 수도권 광역지자체는 ‘국’ 단위의 이주민 부서가 있다. 부산보다 인구와 예산 규모가 적은 광주광역시도 이민사회국이 있다. 특히 광주는 지역 내 이주민 관련 행정을 총괄하는 외국인종합센터를 모두 세 곳 설치해 운용 중이다. 부산과 달리 민원 하나 접수하기 어려운 것과 대조적이다. 부산은 팀 단위에 불과해 실질적인 이주민 행정을 기대하기 어렵다.
정 상임이사는 “다른 지역과 비교해 이주민 행정이 미온적이다. 이주민과 함께에는 이주 아동과 장애를 지닌 아동에 관한 상담이 많이 접수된다. 시에 지원을 요청하면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부서 간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 법적 근거가 없다면 시가 자체적으로 조례를 만들어 이주 아동은 아동 관련 부서에서, 장애 아동은 장애 관련 부서에서 처리하면 할 수 있다”며 “앞으로 부산은 최소한 과 단위의 부서를 만들어야 이주민 행정을 펼쳐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 상임이사는 민선 9기 부산시의 이주민 행정의 혁신은 전재수 부산시장이 방점을 둔 글로벌 해양 수도 건설에도 부합한다고 주장한다. 조직 개편과 함께 행정에 변화가 필요한 부분은 이주민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론장을 마련하는 일이다. 정 상임이사는 “서울은 시장이 외국인 주민과 함께 정례적으로 대화를 나누는 타운홀 미팅이 있었다. 이주민이 시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일상에서 겪는 어려움이 해결되면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상임이사가 몸담은 이주민과 함께는 척박한 환경에서도 이주민의 목소리 대변에 고군분투해 왔다.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는 이주민과 함께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더불어 올해부터 3년간 이주민과 선주민 사이의 사회 통합 사업에 집중한다. 정 상임이사는 “이주민을 도와줘야 하는 불쌍한 사람이 아니라 지역 공동체 일원이자 온전한 사람으로 인정하고 그들과 함께 미래를 그리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