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낡은 규제에 풀뿌리 인디문화 질식

창간 79주년 기획

  •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김태훈 기자
  •  |   입력 : 2026-09-06 19:30:33
  •  |   본지 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인디음악 산실 경성대 앞
- 라이브클럽 상당수 폐업
- “몇몇 규제 없애는 것 넘어
- 공간·기획 제도적 지원을” 

한때 부산 남구 대연동 용소·수영로 일대는 지역 인디 음악계 산실로 꼽혔다. 음악 팬 사이에서 이름을 날린 라이브 클럽 약 15곳이 일대를 주름잡았다. 이곳을 무대로 수많은 이가 뮤지션의 꿈을 키웠다. 이른바 경성대 앞 클럽 거리다.

6일 현재 이곳을 지키는 라이브 클럽은 서너 곳에 그친다. 적어도 7곳 이상이 10년 사이 간판을 내렸다. 거리를 지켜 온 터줏대감 공간들도 팬들의 기억 속에만 남게 됐다. 부산 라이브 클럽 1세대 몽크도, 록 음악 중심 공간으로서 일대 공연 문화 기획을 주도한 리얼라이즈 등도 폐업하거나 거리를 떠났다. 정기 공연을 꾸리는 공간은 사실상 오방가르드가 유일하다.

자취를 감춘 건 공간만이 아니다. 공간과 뮤지션, 팬 등이 이룩한 ‘문화 영토’가 소멸로 향하고 있다.

경성대 클럽 거리는 세대 간에 축적·전승된 ‘문화적 자산’을 바탕으로 성장했다. 선발 주자 격 공간에서 인디 음악의 에너지에 흠뻑 빠진 청년들이 공간 재생산에 나선 결과였다. 기존 라이브 클럽에서 일하는 등 경험을 키운 뒤 영토에 새 공간을 덧붙여갔다. 문화가 공간을 매개로 지속해야 한다는 염원이었다. 15피트언더, 올모스트 페이머스, 오방가르드 등이 이렇게 생겨났다. 공간들은 합동 공연 투어를 기획하는 등 문화적 역량과 저력을 키워나갔고 지역의 문화적 자산으로 자리잡았다. 세이수미 미역수염 해서웨이 등 전국 무대를 누비는 부산 출신 뮤지션도 라이브클럽에서 성장했다.

이들 공간의 주된 목적은 문화의 유지였다. 같이 음악을 즐기고, 함께 표현하고 싶었다. 수익 추구는 최소한에 그쳤다. 실제 공간 대부분은 3만 원 내외의 저렴한 입장료만 받고 관객을 들인다. 인디 문화 향유층인 청년 인구가 크게 감소한 상황에서도 고군분투했다.

규제는 이들의 ‘자산’을 빠르게 갉아먹었다. 임차료 내기도 빠듯한 공간들은 술이나 음식을 팔아 운영비를 충당한다. 술 판매가 가능한 일반음식점으로 운영되는 이유다. 문제는 식품위생법상 일반음식점에서는 공연 중 관객이 춤을 춰선 안 된다는 점이다. 춤이 규제 대상인 점도 의문이지만, 개념 규정이 애매해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드는 것조차 위반 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 가뜩이나 운영이 어려운데 제도가 조력은커녕 위협을 가하면서 공간은 존속 자체를 고심하게 된다.

관객이 춤을 췄다며 2개월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진 ‘오방가르드 사태’는 그 위협이 실체화한 현상이다. 밴드 ‘세이수미’의 멤버 최수미 씨는 “라이브 클럽이 없으면 공연 행위가 성립하지 못한다. 밴드 존속이 걸린 것”이라며 “해외에서 문화 강국이라고 열 올리는 한국이 정작 풀뿌리 인디 문화는 공연 장소도 갖추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제는 제도가 문화 영토를 키우고 가꾸자는 제안이 나온다. 류성효 문화기획자는 “이번 사태가 규제의 일부를 고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지역 음악생태계가 성장할 수 있도록 지자체의 공간·기획 지원과 제도 개선을 끌어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전원 국힘서 민주당 다수로…낙동강協 단체장 회동 촉각
  2. 2지방소멸기금 강원·충남 66억씩 최다…부산·경남 34억씩
  3. 3매출 목표 30% 그친 홈플러스, 분리매각 기로
  4. 4시속 110㎞ 스릴, 6m 아기상어 캐릭터, 달맞이 음악실…부산 새 핫플
  5. 5북극항로 연 아크로호 귀항…이젠 상업화 길 연다
  6. 6롯데, 신인 전원 계약…유망주 박근서 3억에
  7. 7인구감소지역 신규지정 금정구, 정주여건 개선 올인
  8. 8市 개발 ‘부산 단디체’ 무료 배포…130개국서 활용 가능
  9. 9부산북구 자체 감사 가시밭길…의회 “감사를 감사할 것” 벼러
  10. 10“부산 라이프스타일 만족도 최상…아이 키우기에도 매력적”
  1. 1경찰개혁·김지용 중수청장 청문도 공방 예고…부산 해수부 첫 국감
  2. 2[속보] 이 대통령 지지율 35.2%…민주 35.5%·국힘 41.3%
  3. 3與·한동훈 점입가경 공방 인신공격까지(종합)
  4. 4정부, 김지용 저격 임은정 감찰 지시(종합)
  5. 5경남도 대변인 “박완수 지사 13시간 조사, 정치공세 대상 되면 안 돼”
  6. 6국힘 “한미 균열…정동영 통일부 장관·이종석 국가정보원장 경질을”(종합)
  7. 7정동영 “한미동맹 이상 없다…北에 저자세 아니라 정자세”
  8. 8北 동해상 탄도미사일 발사…900㎞ 이상 비행
  9. 9국힘, 행안장관의 임은정 감찰 지시 '자중지란' 맹폭
  10. 10여야 쿠팡 공정위 현장조사 불복에 “미국 기업 방패 뒤 숨어 무책임”
  1. 1매출 목표 30% 그친 홈플러스, 분리매각 기로
  2. 2시속 110㎞ 스릴, 6m 아기상어 캐릭터, 달맞이 음악실…부산 새 핫플
  3. 3북극항로 연 아크로호 귀항…이젠 상업화 길 연다
  4. 4집 값 띄우기?… 부산 아파트 매매 계약 해지율 5년 반 동안 6.16%
  5. 5발전설비 점검하고, 길 위 장애물 치우고…부산 기관 로봇들 맹활약
  6. 6“부산 중심으로 체계적 해양AI 개발…협의체 꾸리자”
  7. 7[한 손 뉴스] 국산 비만치료 신약 ‘에페’, 위고비·마운자로에 도전장
  8. 8부산지역 전세사기 피해자 한 달 새 66명 늘어
  9. 92030세대 겨냥 ‘저도수 토마토 막걸리’ 뜬다
  10. 10최전방 GOP용 ‘AI 경계병’ 개발한다
  1. 1전원 국힘서 민주당 다수로…낙동강協 단체장 회동 촉각
  2. 2지방소멸기금 강원·충남 66억씩 최다…부산·경남 34억씩
  3. 3인구감소지역 신규지정 금정구, 정주여건 개선 올인
  4. 4市 개발 ‘부산 단디체’ 무료 배포…130개국서 활용 가능
  5. 5부산북구 자체 감사 가시밭길…의회 “감사를 감사할 것” 벼러
  6. 6“부산 라이프스타일 만족도 최상…아이 키우기에도 매력적”
  7. 7“우주항공복합도시 특별법 제정, 기업 유치 등 사천 경제 활성화”
  8. 8거제 양대 조선소, 지역 인재 더 뽑는다
  9. 9합천·하동·산청·거창, 인구소멸 해법으로 양수발전소 유치전
  10. 10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12일
  1. 1롯데, 신인 전원 계약…유망주 박근서 3억에
  2. 2과감한 샷 2R 버디 11개 폭발…유현조 ‘부산의 퀸’(종합)
  3. 31부 승격 향한 마지막 질주…부산아이파크, 막판 승점 쌓기 총력전
  4. 4유도 차세대 간판 이현지, 세계선수권 정상 메치다
  5. 5유현조, 여자골프 HJ중공업·동부건설 챔피언십 정상…시즌 2승
  6. 6허훈·킹 47점 합작에도…KCC, KT에 접전 끝 패배
  7. 7한화 김경문 감독·손혁 단장 동반 퇴진…후임 인선 착수
  8. 8가을야구 못간 롯데 자이언츠, 정규시즌 3위 승부처돼 난감
  9. 9니가 치면 나도 친다…프로야구 막판에 안타왕 쟁탈전
  10. 10AG 4개의 金 호령한 바다의 왕자…“다음은 올림픽 포디움”
우리은행
부산에 살어리랏다…신(新)청산별곡
“부산 라이프스타일 만족도 최상…아이 키우기에도 매력적”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우주항공복합도시 특별법 제정, 기업 유치 등 사천 경제 활성화”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