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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남구 라이브 클럽 ‘오방가르드’ 입구에 영업정지 안내문이 붙어 있다. 지역의 ‘인디 성지’로 꼽히는 이곳은 손님이 음악에 맞춰 춤을 췄다는 이유로 지난 26일 영업정지 2개월의 행정처분을 당했다. 국제신문 DB |
- “표현·예술의 자유 침해 당해”
부산의 대표적 라이브 클럽 ‘오방가르드’가 관객의 춤을 허용했다는 이유로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사태(국제신문 지난달 24일 자 8면 등 보도)가 ‘춤출 자유’를 둘러싼 헌법적 판단을 받는다.
법무법인 혁신은 2일 라이브클럽 관객연대 ‘대(對)댄스’ 이우진 공동대표를 청구인으로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제57조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해당 조항은 휴게음식점이나 일반음식점 영업자가 음향시설을 갖추고 손님이 춤추는 것을 허용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청구인은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된 라이브클럽에서 춤추고자 하는 관객이다. 그는 해당 규정이 헌법상 표현의 자유와 예술의 자유,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업주가 아닌 관객이 춤을 출 권리를 내세워 규정 자체의 위헌성을 다투는 것이다.
이번 헌법소원은 남구 대연동 오방가르드 영업정지 논란을 계기로 제기됐다. 오방가르드는 지난달 7일 공연 때 탁자와 의자를 옮긴 공간에서 관객들이 서서 몸을 움직였다는 이유로 같은 달 26일부터 오는 10월 24일까지 60일간 영업을 중단당했다.
라이브 클럽 상당수는 음식과 주류 판매를 병행하기 위해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돼 있다. 입장료 수익만으로는 공간을 유지할 수 없어 내린 선택이다. 유흥주점과는 영업 양상이 현저히 다른 데다 세금 격차가 큰 점도 영향을 줬다. 그런데 일반음식점에서는 손님이 춤을 출 수 없다는 식품위생법 규제 때문에 오방가르드처럼 영업정지 위협에 놓인 공간이 적지 않다.
청구인 측은 춤을 인간이 존재와 감정을 신체 움직임으로 드러내는 본질적 표현행위로 규정했다. 풍속 보호나 안전 확보를 위해서는 실제 풍속을 해치는 행위와 사고 위험이 큰 환경을 규제해야지, 춤 자체를 원칙적으로 금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를 과잉금지원칙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규제 대상인 ‘춤’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어떤 움직임이 춤에 해당하는지 객관적 기준이 없어 관객과 영업자가 위반 여부를 예측하기 어렵고, 단속 공무원의 주관적 판단에 따라 자의적으로 법이 집행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청구인 측은 또 춤추는 공간을 유흥음식점으로 별도 분류하기 시작한 1966년 규제가 유흥문화를 불건전·퇴폐행위로 바라본 권위주의 시대의 관점에서 출발했다고 지적했다. 춤을 고비용 허가와 중과세를 감당할 수 있는 유흥주점에 사실상 가두면서 신진 예술가와 영세 공연자, 청년 창업자가 다양한 문화공간을 만들 가능성까지 차단한다고 주장했다.
이 공동대표는 “라이브 공연은 관객이 음악에 반응하며 함께 즐기는 경험”이라며 “좋아하는 밴드의 연주에 맞춰 몸을 움직였다는 이유만으로 제재받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헌법소원을 대리한 손지원 변호사는 “춤출 자유를 정면으로 주장하고 해당 규정을 대상으로 제기한 첫 헌법소원으로 보인다”며 “업주의 영업 자유를 넘어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표현의 자유가 침해됐다는 데 핵심 위헌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유희활동을 퇴폐문화로 보는 구시대적 관점이 사라져야 불합리한 업종·업태 규제도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