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부품 수급 지연으로 부산 동해선 신해운대·송정역(국제신문 26일 자 1면 보도) 에스컬레이터 수리가 두 달 넘게 지연되는 주된 이유는 중국산 설비 특성상 부품을 현지에서 맞춤 제작해야 하는 구조적 한계 때문으로 나타났다. 고장 이후 부품 발주까지 한 달 이상 걸리는 비효율적인 운영 체계도 고객 불편 장기화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26일 국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신해운대·송정역 에스컬레이터는 중국에서 제작된 설비로 부품도 국내에서 곧바로 조달하기 어렵다. 코레일 대전 본사 관계자는 “현재 사용하는 고무계 핸드레일은 국내에서 접합·가공이 어려워 중국 공장에서 에스컬레이터별 규격에 맞춰 제작해 들여온다”며 “부품 확보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소량 주문은 해외 제조업체가 생산을 꺼리는 경우가 있어 여러 교체 수요를 모아 발주하기도 한다. 주문 뒤 제작과 선적·통관에는 빠르면 한 달 반, 길게는 석 달가량이 걸린다. 반면 부산교통공사는 국내 가공이 가능한 폴리우레탄계 핸드레일을 사용하고 공급업체와 연간 단가계약을 맺어 예상 물량을 확보한다. 코레일 관계자는 “과거에는 폴리우레탄계 제품의 저온 내구성 문제로 적극 사용하지 않았지만 최근 성능이 개선된 만큼 이번 장기 수리를 계기로 부산에도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산 확보에도 시간이 걸린다. 코레일은 매년 승강설비 유지 개량 예산을 국가철도공단에 요청하지만 요구액이 모두 반영되지 않아 추가 고장이 나면 별도 예산을 다시 요청한다. 핸드레일은 한쪽 교체에 약 1000만 원이 든다. 이번에도 신해운대·송정역을 비롯한 승강설비와 부품 교체에 ▷부품비 ▷인건비 ▷보험료 등 약 10억 원을 요청해 배정받았다.
예산을 받은 뒤에도 설계와 입찰 절차가 이어진다. 코레일은 설계도서와 내역서를 작성해 공사를 발주하고 입찰·업체 선정·계약을 마쳐야 부품을 주문한다. 조달과 계약에만 20~25일 걸릴 수 있다. 실제 신해운대역은 지난 6월 11일 고장이 확인됐지만 교체공사 발주는 지난달 말 이뤄져 약 7주가 소요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조달이 오래 걸리는 부품을 미리 관리하고 국내 공급망을 넓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