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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원 그래픽. 국제신문 CG |
성인이 된 아들의 연애 문제에 간섭하려 손발을 묶어 감금한 아버지가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아버지가 성인이 된 자녀의 사생활까지 통제·억압해 왔다며 이를 ‘왜곡된 애정’이라고 지적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12단독 박병주 판사는 특수상해·감금 혐의로 기소된 A(70대) 씨에게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A 씨는 지난 6월 10일 부산 영도구 자택에서 아들의 양손과 양발을 유리테이프로 묶어 약 1시간 30분간 감금한 혐의를 받았다.
법원이 인정한 범죄사실을 보면 A 씨는 피해자 B(40대) 씨의 친아버지로 아들과 함께 살았다. A 씨는 지난 3월께부터 아들이 여자친구를 사귄 뒤 자신에게 이전보다 소홀해졌다고 생각했다. 그는 아들에게 여러 차례 여자친구와 헤어질 것을 요구했지만 아들이 따르지 않자 불만을 품었다.
갈등은 지난 6월 폭력으로 이어졌다. A 씨는 지난 6월 9일 밤 아들과 여자친구 문제로 말다툼했다. 다음 날엔 부산 영도구 자신의 집 화장실에서 아들이 전날 말다툼에 대해 사과했는데도 화가 풀리지 않자, 서랍장에서 펜치를 꺼냈다. 이어 펜치로 아들의 등을 수차례 내리찍고 허리띠를 풀어 아들의 목에 감은 뒤 안방으로 끌고 갔다.
폭행은 감금으로 이어졌다. A 씨는 안방으로 끌고 간 아들에게 “오늘 회사에 가지 말고 오늘로 모두 다 끝내자”는 등의 말을 했다. 이어 아들의 양손과 양발을 유리테이프로 묶어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했다. 아들은 경찰관이 집에 도착한 오전 9시30분께까지 약 1시간30분간 감금됐다.
박 판사는 범행 수법과 부자 관계 등을 고려할 때 죄책이 매우 무겁다고 판단했다. 특히 A 씨가 아들이 성인이 된 뒤에도 사생활을 통제하고 억압하는 등 자녀에 대한 왜곡된 애정을 바탕으로 피해자를 대해 왔다고 지적했다. 아들 B 씨는 부친의 경륜 도박자금을 마련하려고 다니던 직장을 일시적으로 그만두고 퇴직금을 받은 적도 있었다.
박 판사는 A 씨가 범행 자체는 인정했지만 수사 과정에서 범행 내용을 축소하고 원인을 아들에게 돌리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고 판단했다. 법정에서도 사건을 ‘피해자와의 가정사 문제에 따른 오해’, ‘자녀를 훈육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우발적 폭행’으로 설명한 점을 들어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진지하게 반성하는지 상당한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다만 아들이 수사기관뿐 아니라 법정에 직접 출석해서도 아버지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힌 점 등을 고려해 양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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