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해 차를 몰다 환경미화원을 들이받아 숨지게 하곤 ‘운전자 바꿔치기’까지 벌인 20대가 검찰 구형보다 센 중형에 처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6단독 김민지 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상)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운전자 A(20) 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범인도피 혐의 등으로 함께 기소된 동승 B(20) 씨는 벌금 500만 원 판결을 받았다.
A 씨는 지난 3월 23일 오전 6시30분께 부산 동래구 안락동 인근에서 음주 상태로 자신의 G80 승용차를 몰다 환경미화원 C(40대) 씨를 들이받아 숨지게 한 혐의를 받았다.
법원이 인정한 범죄사실을 보면 A 씨는 원동IC에서 인근 아파트 방면으로 좌회전하던 중 진행 방향의 좌측 보도로 차선을 이탈해 돌진했다. 보도에 있던 C 씨는 차량에 몸통을 들이받혔다. 병원으로 옮겨진 C 씨는 치료를 받아왔으나 결국 같은 달 24일 다발성 장기부전 등으로 숨졌다.
사고 당시 A 씨는 수영구 광안동에서 동래구 안락동까지 약 5.6㎞를 음주한 채 운전한 상태였다.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76%로 면허 정지 수준이었다. 게다가 별건 범행으로 처벌받았다가 가석방으로 풀려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런 사정에 동승자 B 씨는 A 씨에게 “내가 술을 마시지 않았으니 내가 운전하겠다고 말하겠다”고 제안했다. A 씨는 이를 덥석 받았다. 이들은 사고 이후 출동한 경찰에게 운전은 B 씨가 맡았고, A 씨는 운전하지 않았으니 음주측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며 사실을 감추려 했다.
김 판사는 피해자에게 아무런 보상이 이뤄지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A 씨에게 중형을 선고했다. 검찰 구형량인 징역 5년보다 1년 높여 형을 정한 것이다. 김 판사는 양형에 대해 “A 씨가 운전한 차량이 책임보험에만 가입돼 피해자 측에 대한 피해보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피해자 측은 공탁금 수령 거부의사를 밝히며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했다”며 “A 씨 스스로 초래한 참담한 결과에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므로, 검사의 구형보다 중한 형을 선고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