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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부산지법 형사7부(재판장 임주혁 부장판사)가 무기징역을 선고한 김동환. 국제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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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직장 동료인 항공사 기장 등 6명을 살해 대상으로 정해 ‘살인계획서’를 작성, 8개월간 범행을 준비하고 실제 1명을 살해한 김동환(49)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7부(임주혁 재판장)는 21일 살인과 살인미수, 살인예비, 주거침입,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동환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또 30년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검찰이 구형한 내용과 같다.
법원이 인정한 사실을 보면 김동환은 살인계획서를 작성해 8개월에 걸쳐 범행을 준비했다. 그는 범행에 쓸 도구를 구입하는 한편 피해자들을 미행해 주거지를 알아내 주변을 답사했다. 범행 시간과 장소, 방법, 환복 장소와 도주 경로까지 정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그의 첫 범행은 지난 3월 16일이었다. 그날 새벽 4시께 김동환은 경기 고양시의 한 아파트에 쿠팡 배달기사로 위장해 들어갔다. 그는 일반 엘리베이터에 ‘점검 중’이라는 안내문과 출입금지 테이프를 붙여 피해자를 비상용 엘리베이터로 유인한 뒤 고중량 줄넘기로 목을 졸랐다. 피해자가 거세게 저항하면서 범행은 미수에 그쳤다.
김동환은 범행을 멈추지 않았다. 미수 범행 직후 그는 옷을 갈아입고 버스와 택시를 여러 차례 바꿔 탄 뒤 인천에서 부산행 고속버스를 탔다. 이튿날 새벽 4시48분 부산 부산진구의 한 아파트에 다시 배달기사로 위장해 침입한 그는 오전 5시30분께 집을 나선 현직 기장을 흉기로 수차례 찔러 숨지게 했다. 나머지 4명에 대해서도 주거지와 공격 장소를 정찰하고 도구를 준비했으나 같은 날 오후 8시3분께 긴급체포돼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김동환은 2024년 4월 항공사에서 퇴사한 뒤에도 전 동료의 아이디와 비밀번호, 2차 인증코드를 이용해 사내 운항 일정 사이트에 무단 접속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의 비행 일정을 살인 계획에 활용하려 한 것으로 봤다. 추적을 피하려고 현금을 주로 쓰고 대중교통을 이용한 점도 계획 범행의 근거가 됐다.
김동환은 공군사관학교 출신 기장들이 민간 파일럿 출신인 자신을 조직적으로 음해하고 불이익을 줘 인생을 파멸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다”고 배척했다. 피해자 가운데는 김동환에게 원한을 살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거나 그를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법정에서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피해자들이나 그 유가족들에게 용서를 구하기는커녕 자신의 잘못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해왔다. ‘6명을 죽이는데 올인했다’거나, ‘피해자들을 죽이지 못하는 경우 대신 피해자들을 죽여줄 살인청부업자에게 일을 맡기고 범행을 시작했다’고 하는 등 계획대로 범행을 실행하지 못한 데 아쉬워하는 태도까지 보였다.
결심공판에서는 남은 대상자들의 “미래는 이미 결정돼 있다”고 말했고, 범행을 후회하느냐는 질문에 “전혀 없다”고 답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심리 분석 결과 자기중심적 해석이 강하고 재범 위험성이 높으며 정신과적 치료도 필요하다”며 “일반인과 건전한 유대관계를 형성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또다시 생명이 침해되는 일이 없도록 피고인을 사회에서 영구히 격리할 필요가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