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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경찰청 전경. 국제신문 DB |
- 성폭력 등은 시간 필요한 사건
- 보완수사도 1개월로 대폭 축소
- 경찰 업무가중… 인력확보 숙제
형사사법 체계의 대대적 개편이 눈앞에 다가온 가운데 개정 형사소송법이 ‘사건 장기화’ 해소 차원에서 고소·고발 사건 처리기한을 3개월로 명시한 점을 두고 경찰 수사 일선의 우려가 나온다. 검사 보완수사 요구에도 1개월 안에 대응하도록 못박은 터라 품질보다 속도가 우선인 ‘빨리 빨리 수사’가 자리잡을 지 모른다는 전망이 나온다.
18일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은 오는 10월 2일 시행되는 개정 형소법을 두고 수사 일선의 우려 사항을 취합하고 있다. 개정법은 수사 주체를 사법경찰관으로 일원화하고, 검사에게는 보완수사요구권과 재수사요구권 등 경찰 수사 통제·보완 권한을 준 것이 골자다. 중대·공직자범죄를 제외하곤 사법경찰관이 수사의 처음과 끝을 담당하게 되는 상황으로, 막대한 책임을 지게 된 경찰 수사 일선에서는 여러 걱정거리를 토로하는 실정이다.
특히 주목되는 지점은 고소·고발 사건의 처리기한이다. 개정법은 경찰이 고소·고발을 접수하면 3개월 이내에 수사를 완료해 송치 여부를 결정하도록 규정한다. 수사기관이 사건을 장기간 쥔 채 처분하지 않는 일을 막겠다는 취지다. 원래 ‘3개월 내 수사 완료’는 검경의 자체 기준이었다. 2023년 11월 시행된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에 나오는 사안이다. 보완·재수사 역시 당시 수사준칙에 3개월이라는 처리기한이 명시됐다. 이제는 해당 준칙을 형소법에 담아 법률상 의무를 부여했다. 나아가 수사 완료는 물론 송치 여부까지 결정하도록 했다.
내부에서는 사건 난도와 무관하게 기한이 정해지면 수사에 공을 들이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수의 참고인을 조사해야 하거나, 디지털 포렌식·계좌·통신자료 분석 등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하는 사건은 수사기관 뜻대로 조사 일정을 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도 부담거리다. 현행 수사준칙은 경찰이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를 접수하면 3개월 이내에 보완수사를 마치도록 한다. 하지만 개정법은 경찰이 원칙적으로 요구를 받은 날부터 1개월 이내에 보완수사를 충실히 이행하고 그 결과를 검사에게 통보하도록 절차를 강화했다. 현행 기준과 비교하면 기본 처리기간이 3분의 1 수준으로 짧아지는 셈이다. 다만 개정법은 사건의 사정에 따른 기간 설정과 연장 절차도 함께 마련했다.
고소·고발 사건 자체의 3개월 기한보다 보완수사 기한 단축이 실제 업무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검찰이 추가 증거 확보나 참고인 조사 등을 요구하면 기존 사건과 별개로 해당 수사를 다시 진행해야 하는데, 동시에 여러 사건의 보완수사 요구가 몰리면 일선 수사팀의 업무가 가중될 수 있다는 취지다.
향후 사건 처리기한에 맞춘 수사 인력 운용과 업무 조정이 경찰의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부산지역 법조계 한 관계자는 “지금도 재산범죄처럼 사건 전모 파악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사건은 처분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기본적으로 일선서 경제팀에 배치된 수사관 한 사람마다 쥐고 있는 사건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며 “수사 역량을 지닌 수사관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는지가 관건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