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시간당 124㎜ 퍼부은 수마…아스팔트도 종이처럼 뜯겨나가

폭우가 할퀸 거제·통영 참상

  • 박현철 기자 phcnews@kookje.co.kr
  •  |   입력 : 2026-08-17 19:53:23
  •  |   본지 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거제 시간당 강수량 사상 최대
- “건물 밀려든 빗물 대처 불감당”
- 고현 등 주요상권 초토화 마비
- 통영 멸치공장 침수 수억 피해

17일 통영시 용화사 광장 일대 아스팔트 도로가 집중 호우로 뜯겨져 나가 있다. 독자 제공
“난리도 난리도, 살면서 이런 물난리는 처음입니다. 뭘 어떻게 해야할지 눈앞이 캄캄합니다.”

17일 경남 거제시 옥포동 상가 일대.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 계속된 ‘극한 호우’로 흙과 토사가 쏟아져 내린 도로는 무릎까지 차 오른 흙탕물로 아수라장이었다. 그나마 물이 빠져 나간 도로는 물폭탄 수준의 집중 호우 피해로 아스팔트 곳곳이 깨지고 뜯겨져 나가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했다.

일대 상인들은 상가 내부까지 들어온 흙탕물을 쓰레받기와 양동이로 퍼내며 분주히 움직이지만 계속해 쏟아지는 폭우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상인 옥영태(60) 씨는 “이렇게 많은 비가 한 번에 쏟아질 줄 몰랐다. 계속해 밀려드는 빗물을 보고서도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옥포동 성지중학교 급식소에 마련된 산사태 피해 아파트 대피소에서 한 주민은 하루아침에 이재민이 됐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 듯 연신 울먹였다. 한 주민은 “붕괴 우려가 있어 대피 명령이 내려진 것으로 안다. 언제 집에 돌아갈 수 있을지 알 수 없어 걱정이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 아파트에서는 산사태로 토사가 주거시설을 덮쳐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거제 최대 상권이 밀집한 고현동과 장평동 역시 마비상태였다. 고현천이 범람하면서 무릎 이상 들어찬 빗물이 빠지지 않아 터미널에 줄지어 주차된 버스는 바퀴가 잠겨 있었다. 한 상인은 “대형 태풍이 와도 하천이 이렇게 범람했던 적이 없었다. 가게 쌓아 둔 식재료가 모두 빗물에 못쓰게 됐다”고 말했다.

17일 오후 경남 거제시 옥포동의 한 도로에서 빗물이 범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거제에는 이날 새벽 1시32분부터 1시간 동안 124.5㎜의 극한 호우가 쏟아졌다. 1972년 1월 24일 거제에서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1시간 강수량 신기록이다. 이번 집중 호우로 침수·단전·단수·산사태 피해가 잇따르면서 오후 1시 기준으로 208세대 335명이 인근 마을회관 등으로 대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근 통영시도 극한 호우로 피해가 심각하다. 벚꽃거리로 유명한 봉평동 용화사 광장 일대 도로는 곳곳이 뜯겨져 나갔다. 고지대에 위치한 만큼 토사가 상가와 주택가를 덮쳐 일대 주민이 넋을 놓고 있다. 영운리 한 멸치공장은 빗물이 멸치를 말리는 기계와 보관 중인 멸치를 덮쳐 수 억 원의 피해를 입었다. 공장주 조형호(52) 씨는 “공장 지붕까지 빗물이 차오르다니 기가 막히고 어떻게 처리해야 할 지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인평동에서는 뒤편 산의 토사가 덮친 주택이 앞으로 기울어지면서 주민이 대피하기도 했다. 산양읍 곤리도에서는 산사태 여파로 토사가 인근 주택으로 쓸려가면서 1명이 하반신이 매몰됐다가 다행히 구조됐다. 소방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까지 거제와 통영에서 접수된 집중호우 관련 신고는 총 1947건으로 집계됐다. 거제에서는 1634건의 신고가 접수됐으며 9건의 구조활동을 통해 126명을 구조했다. 통영에서는 신고 313건이 접수됐고 11건의 구조활동으로 10명을 구조했다. 이번 집중호우로 현재까지 확인된 인명피해는 사망 1명과 경상 3명 등 4명이다. 구조된 인원은 136명이다.

거제 장승포·고현·연초 일원 1500세대와 통영 산양읍·한산면 일원 530세대는 정전 피해를 봤다. 거제와 통영 교육시설 12곳에서도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소방청은 피해가 잇따르자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하고 소방력을 집중적으로 투입했다. 거제시와 통영시는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 전 직원 비상근무 체제로 전환하고 피해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2. 2아침기온 경남 7도, 부산 15도…2일부터 쌀쌀해진다
  3. 3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4. 4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5. 5전재수 ‘되돌릴 수 없는 해양수도 기반 조성’ 선언
  6. 6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7. 7[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8. 8‘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9. 9법리 복잡한 지능범죄 급증…“공부해 수사할 엄두 안 난다”
  10. 10부산중수청 문 여는데 아직 공사중…외부 출입통제도 어려워
  1. 1‘교정시설 조성 지원 특별법’ 발의…부산구치소·교도소 통합 뒷받침
  2. 2부산 국힘 “보좌진 유죄 선고…전재수 시장, 시민에 사과해야”
  3. 3李 “김지용, 친윤 아닌 반윤 검사” 중수청장 청문 요청키로
  4. 4국힘, 중수청 앞서 “범죄자 천국될 것” 여론전(종합)
  5. 5전재수 “생곡 무산 땐 에코델타에 소각장 불가피”
  6. 6軍·유엔사 “군사분계선 이남 지뢰매설, 北 정전협정 위반”(종합)
  7. 7국정원 “우크라가 北포로 송환 비공개 먼저 요청”(종합)
  8. 8‘김종서함’ 울산 진수식 찾은 이재명 대통령 “자주국방이 주권”
  9. 9靑 정책실장에 하준경 수석, 지방시대위원장에 박정현
  10. 10이 대통령 "전작권 환수로 자주국방 마침표"
  1. 1“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2. 2동래 플래그십 문 연 ‘르노’…미래차 R&D센터 내년 오픈
  3. 3신한銀 2만5000명 고객정보 털렸다…당국 조사
  4. 4북극 누빈 아라온호, 항로예측 기틀 마련
  5. 5대선주조 부산 문화 앞장…‘부산국제록페스티벌’ 8년째 후원 행보
  6. 6리사이클링·항만운영·담수화…부산 미래산업 이끌 혁신기술
  7. 7주가지수- 2026년 10월 1일
  8. 8부산 연구개발 우수성과- 우수학술 부문
  9. 9부산 연구개발 우수성과- 연구혁신 부문
  10. 10BPA, 5번째 해외 물류거점 구축…베트남 사업 본궤도
  1. 1“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2. 2아침기온 경남 7도, 부산 15도…2일부터 쌀쌀해진다
  3. 3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4. 4전재수 ‘되돌릴 수 없는 해양수도 기반 조성’ 선언
  5. 5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6. 6‘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7. 7법리 복잡한 지능범죄 급증…“공부해 수사할 엄두 안 난다”
  8. 8부산중수청 문 여는데 아직 공사중…외부 출입통제도 어려워
  9. 9“기관장 인선, 유능하면 지역 불문…산은 유치 채널 총동원”
  10. 10검찰 기존 사건 90일 간 수사 가능…대규모 사건이관에 현장혼선 우려
  1. 1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2. 2메치고 쏘고…한국 유도·양궁 ‘금빛 데이’
  3. 3KLPGA 대회 처음 부산서 여는 HJ重… “지역과 상생할 것”
  4. 4돌아온 금빛 주역들, 프로야구 막판 순위·타이틀 경쟁
  5. 5HJ중공업, 8∼11일 KLPGA 챔피언십 대회 주최…부산서 처음 열려
  6. 6해볼 만하다…女축구, 8년 만의 AG 메달 도전
  7. 7중원 황인범·투톱 변화…승리 축포 쏠까
  8. 8아시안게임 사격 남자 속사권총 우승…한국 25번째 金
  9. 9윤규성, 태권도 품새 금메달…한국 남자 개인전 3연패
  10. 10독립운동가 후손 재일교포 허미미, AG 여자 유도 57㎏급 금메달
우리은행
준비 안 된 '경찰시대'
법리 복잡한 지능범죄 급증…“공부해 수사할 엄두 안 난다”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교통취약지 ‘버스형 콜택시’ 도입, 울주 전역 도시가스 공급도 추진”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