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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동래구 칠산동에 자리한 박차정 의사 생가. 국제신문 DB |
- 생가 담벼락 맞붙은 주택 주인
- 재산권 침해 주장, 무효소송 내
부산의 대표적 여성 독립운동가 박차정(1910~1944) 의사의 생가 진입로를 20년 만에 다시 넓히는 사업이 동래구와 인근 주택 소유자의 법정 다툼으로 진통을 겪는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행정1-2부는 박 의사 생가(동래구 칠산동 319-1) 인근 주택 소유자 A 씨가 동래구를 상대로 제기한 도시계획시설 사업실시계획 변경 고시 처분 무효 소송을 심리 중이다. 재판부는 지난달 21일 생가와 그 주변에 현장검증을 나서 일대 지형을 살피기도 했다.
구는 박 의사 생가 앞 진입로 확장을 추진 중이다. 2억5000만 원을 들여 생가 입구에서 현행 진입로까지 길이 9m, 폭 4~5m의 길을 내는 게 골자다. 지금의 생가는 폐허 상태였던 집을 2005년 복원한 것으로, 1995년 박 의사 건국훈장 독립장 추서를 계기로 이뤄졌다.
생가 복원 당시 구는 인근 건물들을 허물고 길이 30m의 진입로를 만들었다. 그러나 여전히 생가 주변이 주택에 둘러싸여 진입로가 좁다는 지적이 동래구의회 등에 의해 제기되면서 이번 사업이 계획됐다. 일종의 진입로 확장 2차 사업이다. 2차 사업에 편입되는 사유지는 A 씨 자택 한 필지가 유일하다. 사업계획상 진입로는 A 씨 자택 상당 부분을 비스듬하게 통과한다. A 씨 자택이 박 의사 생가 담벼락과 맞붙어 있어서다. 구는 A 씨와 협의 보상이 이뤄지지 않자 수용재결 절차를 밟아 소유권을 확보했다.
A 씨 측은 처음 생가 복원 당시 진입로에 본인 자택을 배제하는 것으로 정리됐는데, 재차 사업부지에 포함시킨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또 현재 도로만으로 생가 접근이 가능해 자신의 집을 부숴가며 도로를 확장할 필요성이 작다고 주장한다.
박 의사는 일신여학교 재학 시절부터 항일운동에 뛰어들어 근우회에서 활동했으며, 중국 망명 뒤 의열단과 민족혁명당 계열에서 활동하고 조선의용대 부녀복무단장을 맡는 등 무장독립운동에 참여했다. 재판 쟁점은 역사유적의 접근성을 개선한다는 공익과 주민의 주거·재산권 침해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