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삼겹살 (출처 아이클릭아트) |
- 삼겹살 판매가 20% 이상 상승
6년간 마트에 납품되는 돼지고기 가격을 담합해 판매가격을 20% 넘게 올린 육가공·유통업체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이정호 부장검사)는 대형마트에 납품하는 돼지고기 가격을 조직적으로 담합한 도드람푸드 디허스코리아(옛 CJ피드앤케어) 대성실업 대전충남양돈축산업협동조합 부경양돈협동조합 보담 등 유통업체 6곳과 관련 증거를 인멸하는 등 담합에 적극 가담한 임직원 1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4일 밝혔다. 이들은 2017년 8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국내 최대 대형마트 중 하나인 이마트에 돼지고기를 납품하면서, 가격 변동 폭을 합의하고 견적 가격 정보를 교환하는 등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 업체는 2017년 8월 이마트가 가격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납품업체들이 제출한 견적가격을 공개하지 않기로 하자, 가격 정보를 상호 교환해 납품가격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되도록 했다.이들은 담합 행위가 드러나지 않도록 소액의 차이를 두고 입찰했다. 2021년 11월부터는 텔레그램 비밀 대화방을 개설해 납품가격을 맞추기 시작했다. 답합이 이뤄진 시기 거래된 돼지고기는 약 1조2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위 현장 조사가 시작되자 담합을 한 업체의 임직원들이 메신저 대화내역과 전산 자료 등 조직적으로 증거를 인멸하며 조사를 방해해온 정황도 확인됐다. 검찰에 따르면 답합에 가담한 업체 중 한 곳의 영업소장은 본사 직원과 ‘일단 (단체방을) 폭파한 뒤 나중에 다시 하자, 당분간 조심해야 할 것 같다’ ‘앞으로는 텔레그램을 사용하자’고 연락하며 증거자료를 인멸했다. 일부 업체는 준법감시 담당자인 법무팀 직원이 관여해 전산 자료 삭제를 지시한 사실도 드러났다. 검찰은 이를 조사방해 행위로 보고 범행을 주도한 4명을 특정해 기소했다.
이 같은 담합 행위는 실제 물가 상승으로도 이어졌다. 실제로 공정위가 담합을 적발한 후인 2024년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전년 대비 약 2% 올랐지만 대형마트 삼겹살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25.5% 급락했다. 그간 담합으로 인해 대형마트 판매가격이 최소 20% 이상 부풀려져 있었다는 의미다.
앞서 공정위는 돼지고기 업체들의 담합 정황을 파악한 후 올해 3월 업체 9곳에 총 31억65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이들 중 업체 6곳을 검찰에 고발했다. 당시 공정위가 적발한 담합 행위는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이뤄진 것으로 약 190억 원 규모다. 이후 고발장을 접수한 검찰은 강제수사에 착수해 지난 4월 공정위가 고발하지 않은 업체 3곳을 포함해 업체 9곳을 모두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국가 경제를 교란하는 각종 공정거래사범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