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정 자립도 고려 부적절” 비판
부산 기초자치단체가 잇따라 산하 공공기관 설립을 추진한다. 해운대구는 2029년 출범을 목표로 시설공단을, 동구와 서구 역시 관련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초단체는 전문성 등을 위해 산하 시설공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인데, 가뜩이나 살림이 어려운 곳이 많아 거액의 예산을 투입하는 공단 설립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운대구는 2029년 3월을 목표로 해운대구 시설공단 설립을 추진한다고 4일 밝혔다. 이미 올해 구 시설공단 타당성 용역을 위한 예산 1억 원을 확보했다. 해운대해수욕장을 비롯해 관내 여러 시설의 관리를 전문성을 갖춘 공단에 맡기겠다는 구상이다. 앞서 구는 2018년 시설공단 설립을 추진했다가 의회 반대로 관련 용역 예산이 통과되지 않아 사업이 좌초된 바 있다.
여기에 동구와 서구도 시설공단 설립을 추진 중이다. 동구는 지난달 초 시설관리공단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내년 1월 출범을 목표로 한다. 서구는 천마산 관광모노레일 등 공공시설 확대에 맞춰 시설공단 출범을 추진한다. 서구의 시설공단 출범 목표 시기는 2028년이다.
부산 기초자치단체가 잇따라 산하 공공기관 출범을 추진하자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재정 여건이 열악한 기초단체가 거액의 예산과 인력이 필요한 공단을 설립하는 게 적절한가란 지적이다.
지방재정통합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기준 각 지자체 재정자립도는 해운대구 24.5%, 동구 17.15%, 서구 10.95%다. 이미 산하 공공기관이 있는 구·군은 기장군과 남구(시설관리공단·문화재단) 등으로, 기장도시관리공단은 지난해 예산 483억 원 중 군비가 83%를 차지한다. 정원은 215명이다. 사하구는 2023년 시설공단 설립을 추진했다가 재정여건상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중단한 바 있다.
각 구·군은 공단 설립이 수익성보다 전문성 확보 등 더 나은 공공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라는 입장이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순환 보직인 공무원보다 업무 연속성을 갖춘 공단이 해수욕장 등 시설을 맡는다면 더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경실련 도한영 사무처장은 “출자출연기관 통폐합 등 공공기관 효율성을 강조하는 추세인데 재정자립도가 낮은 부산 기초단체의 공단 출범 추진이 납득되지 않는다”며 “기초단체끼리 협의해 공동 공공기관을 설립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