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마철 낙동강 상류서 유입 증가
- 안전 우려에 한수공 차단망 설치
- 구, 안내문 외 마땅한 대책 없어
부산 강서구의 주거지와 체육시설 곳곳에서 뱀이 자주 출몰해 주민의 안전사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낙동강과 가까워 몸집이 큰 구렁이부터 물리면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독사까지 나오지만 구는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주거지에 뱀이 나타나는 것을 막고자 서낙동강과 택지 사이에 설치된 울타리 1㎞ 구간에 하부 차단망 부착을 마쳤다고 28일 밝혔다. 수자원공사는 뱀 출몰을 막기 위해 소음 진동 발생기 설치와 약품 살포 등을 고려했다. 공사 관계자는 “소음 진동 발생기도 효과가 있다고 자문을 받았지만 긴 구간에는 물리적인 차단이 더 낫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낙동강 주변에는 풀숲 등이 많아 뱀이 몸을 숨기기에 적합하다. 매년 장마철이면 낙동강 상류에 살던 뱀이 급류에 떠밀려 낙동강 인근 생태공원으로 밀려든다. 매년 뱀 유입은 일정했지만 강서구가 점차 개발되고 인구가 늘어나 상황이 바뀌었다. 주민 거주지가 과거와 비교해 많이 늘어났고 생태공원과 각종 체육시설에서 여가를 즐기는 사람도 증가했다. 일상에서 뱀을 마주하는 주민이 자연스럽게 늘면서 ‘불편한 동거’가 시작됐다.
낙동강 하구 에코센터 관계자는 “강서구에는 특이종을 제외한 여러 종류의 뱀이 서식한다. 구렁이 능구렁이 살모사 누룩뱀이 가장 많다. 산에 사는 뱀도 비와 함께 떠내려와 생태공원 인근에 정착한다”며 “강서구가 개발되기 전에는 나대지에 살다가 인구가 증가해 육안 관찰 사례가 늘었다. 뱀을 발견하면 잡아 사람이 살지 않는 곳에 놓아주는 게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주민은 맨발로 운동하는 시설에서 독사가 나타나는 지경에 이르자 불안감을 호소한다. 주민 A 씨는 “저녁에 맨발 운동을 하다가 뱀을 봤다. 사진을 찍어 AI에 검색해 보니 독이 있는 뱀이었다. 맨발로 운동하는 주민이 많은데 물림 사고가 날까 걱정이다”고 말했다.
한국수자원공사가 적극적으로 주민 불안 해소를 위해 노력하는 것과는 달리 강서구는 뱀 출몰을 줄이고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이 전무하다. 구는 뱀이 나왔다는 민원이 접수되면 사후에 현장을 둘러보는 게 전부다. 민원 접수일로부터 빨라야 하루이틀 뒤에야 방문해 뱀은 이미 사라진 뒤다. 특히 강서구는 지난달부터 지역 내 응급실이 없어 주민이 독사에게 물리면 신속한 대처가 어렵다. 구 관계자는 “앞으로 뱀이 자주 출몰하는 지역에 안내문을 부착할 계획이다. 아직까지 안내문을 붙인 곳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