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락동 등 10곳 취약지구 꼽아
- 市 예산 16개 구·군 ‘N분의 1’
- 특별관리구역 지정 등 제언
- 20대 응급처치 등 피해 속출
부산 한여름 폭염 피해가 특정 지역과 취약계층에 집중되는 상황에서 부산시 행정 자원 배분이 여전히 획일적인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폭염 재난 피해가 원도심과 저소득층, 독거노인에게 집중되는 만큼 획일적 예산 배분 관행인 ‘N분의 1’ 행정에서 벗어나 위험 지역부터 예산을 우선 투입하는 정책 전환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도심·공단 배후지 이중위험 노출
28일 부산연구원이 발간한 보고서 ‘부산시 도시열섬 취약성 평가와 예측을 통한 기후변화 적응 전략’에서 산출한 도시열섬건강취약성지수(HVI)를 보면 가장 취약한 행정동 10곳으로 수영구 광안동, 남구 감만동과 대연동 외에 사하구 신평동, 동구 초량동, 사상구 삼락동과 감전동, 중구 동광동5가, 영도구 동삼동, 부산진구 부전동을 꼽았다. HVI는 지형, 인공위성 지표 온도, 인구, 건강 통계를 통합해 산출했다.
광안동과 대연동은 고밀도 주거지에 인구가 몰려 위험도가 컸고, 감만동·신평동·감전동은 공장지대를 낀 주거지로 녹지 부족과 열악한 주거환경이 겹쳤다. 초량동과 동광동5가는 노후 주거지에 건물까지 빽빽하다. 특히 삼락동은 열섬 강도가 최상위권인 데다 주민 절반 이상이 저소득층이어서 ‘이중위험’ 지대로 지목됐다. 동삼동은 열섬 강도는 낮지만 홀로 사는 노인과 기초생활수급자 비율이 높아 상위권에 올랐다. 부산에서 열섬 강도가 가장 높은 곳은 중구 보수동3가·부평동3가·대청동2가 등 원도심 일대로, 여름철 평균 열섬 강도가 1도를 넘겼다.
연구진은 온실가스 중간 배출 시나리오(SSP2-4.5)로 2050년과 2100년 취약성 변화도 예측했다. 부산 여름 평균기온은 2050년 1.8도, 2100년 3도 오를 전망이다. 서구 충무동2가는 2100년 취약성 지수가 1.1 넘게 올라 상승 폭이 가장 크다. 고령화가 빠른 금정구 청룡동과 강서구 천성동도 새로운 위험지대로 떠오른다.
■‘N분의 1’행정 폭염 불평등 키워
부산시 대응은 이 위험 지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연구진이 2024년 세출예산을 분석한 결과 도시 전역 숲 조성 사업에는 국비 포함 420억 원 넘게 잡혔다. 반면 저소득층 노후주택 쿨루프 사업 예산은 한 해 1억 원에 그쳐 매년 100~150가구만 혜택을 본다. 2023년 신청 192건 중 50건은 예산 부족으로 탈락했고, 2024년 예산도 전년과 같은 액수로 묶였다. 무더위 쉼터는 4년 새 22곳이 줄어 64곳만 남았다.
부산시는 2022년부터 자체 취약성 지도를 만들어 위험 지역을 이미 파악했지만 예산은 위험도와 상관없이 16개 구·군에 똑같이 나눴다. 연구진은 이를 ‘N분의 1’ 행정이라 부르며 가장 위험한 곳에 예산이 닿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대안으로 ‘부산 쿨-헬스 넷’ 통합 전략을 제안했다. 취약성 지수를 조례에 명시해 예산 배분 기준으로 삼고 상위 20% 지역은 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하자는 내용이다. 보고서는 “부산시 기후행정은 막연한 ‘환경개선’이나 ‘기계적 균등배분’ 관행에서 탈피해 예산을 비대칭적으로 쏟아 붓는 ‘단호한 선택과 집중’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지난 27일 오전 11시께 수영구 광안동에서도 “친구가 더워서 쓰러질 것 같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대구에서 놀러 온 A(여·21)씨는 상가를 둘러보다 20분 만에 어지럼증을 호소했고, 출동한 소방이 응급 처치 뒤 병원으로 옮겼다. 28일 경남 6개 지역에는 폭염중대경보가 내렸고, 양산은 오전부터 기온이 36도를 넘었다. 통영·거제·남해 양식장은 수온이 3~4도 급등해 물고기 떼죽음까지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