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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인 계좌로 3200억대 불법도박…통역사 등 172명 검거

대포통장 가담자 87명 청각장애

  •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  |   입력 : 2026-07-27 19:24:39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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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법사이트 운영자 등 6명 구속

청각장애인 명의의 대포계좌를 대량으로 제공받아 3200억 원대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일당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부산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도박공간 개설·상습도박·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172명을 검거하고 이 중 6명을 구속했다고 27일 밝혔다.

검거된 이들 중 55명은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일당으로, 사이트 운영자 2명과 고액·상습 도박자 3명은 구속됐다. 또 다른 92명은 대포통장 유통 가담자인데 이들 중 87명이 청각장애인이었다. 청각장애인들의 계좌 모집을 주도한 통역사는 구속됐다. 이외 불법 도박사이트에서 3200억 원 규모의 양방도박을 벌인 조직원 25명도 붙잡혔다.

처음 경찰은 불법 도박사이트 수사를 벌였다. 관련 일당은 2024년 1~5월 부산 남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해외 서버를 이용해 53억 원 규모로 사이트를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다 경찰은 이들의 입출금 내역상 계좌 명의자 대부분이 청각장애인이라는 점을 포착해 추가 수사에 들어갔다.

경찰 조사에서 청각장애인들은 “직접 도박을 하지 않았고, 돈을 받고 계좌를 넘겼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청각장애인들의 계좌 모집은 통역사 A 씨가 주도했다. 그는 홀덤펍에서 알게 된 ‘양방도박’ 조직 관리자 B 씨에게서 계좌 모집을 제안받곤 청각장애인들에게 “거래 실적을 쌓아 신용도를 높여 주겠다”며 계좌를 모집했다. 양방도박은 가능한 모든 경우의 수에 돈을 걸어 손해를 최소화하고, 도박사이트가 제공하는 입금 보너스 등을 받아 챙기는 식으로 진행된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대표적인 금융 범죄 수법”이라며 “도박을 하지 않더라도, 통장을 빌려주는 것만으로도 처벌받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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