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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임료 ‘먹튀’ 변호사, 징계마저 꼼수 회피

“비용만 받고 잠적” 진정 여러건…부산변회, 해당 변호사 고발예정

  •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  |   입력 : 2026-07-21 19:35:34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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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위 파악에도 침묵… 징계 난항

상습적인 ‘수임료 먹튀’로 피해자 여럿의 진정을 받은 변호사가 기막힌 꼼수로 정직 등 중징계를 면하고 있어 지역 법조계가 법적 조처에 나선다. 법률시장 포화에 따른 수임료 먹튀 문제가 점차 확산하는 가운데, 꼼수를 차단해 징계 실효를 높일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변호사회는 사기 혐의로 서부 주재 변호사 A 씨를 고발할 예정이라고 20일 밝혔다. 부산변회는 2024년 말부터 ‘A 씨가 사건을 선임한 뒤 연락두절됐다’는 취지의 진정을 10건 가까이 접수했다. 변회는 향후에도 같은 유형의 피해가 반복될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자정 차원에서 이번 고발을 준비했다.

부산변회에 따르면 진정인들은 A 씨가 어느 순간 연락을 끊고 잠적했다고 주장한다. 수임 비용이 전달된 뒤부터는 전화가 닿지 않는다거나, 약속된 고소장 제출 기한을 어겨 환불을 요구하자 소통이 단절됐다는 식이다. A 씨가 한 건당 지급받은 수임료는 300만~500만 원이라고 한다.

문제는 이런 사정에도 A 씨를 중징계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통상 사건을 선임한 뒤 잠적하면 ‘성실 의무 위반’ 명목으로 대한변호사협회 차원의 중징계를 받는다. 정직(최대 3년), 제명, 영구제명 등의 처분이 중징계에 해당한다. ‘학교폭력 소송 불출석’ 건으로 징계에 부쳐진 권경애 변호사 역시 2023년 8월 정직 1년의 중징계를 확정받았다.

징계 절차상 지역변회는 진정 등에 기반해 변협에 징계 개시를 신청한다. 그러면 변협이 해당 변호사에게 답변서·경위서와 같은 서류를 제출하라고 요구한다. 진정인의 주장만으로는 징계를 할 수 없으니 당사자의 해명을 종합해 징계양정을 따지는 것이다. 그런데 A 씨는 변협의 요구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아무런 서류도 내지 않은 채 연락도 받지 않았다.

징계는 사실상 무력화됐다. 진정인의 주장만으로 사기성 행위 여부를 확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서류를 제출하지 않은 데 따른 경징계밖에 내리지 못한다. 이렇게 되면 변호사 업무를 계속하는 데는 지장이 없다. 이에 부산변회가 직접 A 씨 사무실을 방문해 조사하려 했으나, 사무직원 한 명 없이 텅 비어 있었다고 한다.

법률시장 과포화에 따른 ‘먹튀 변호사’ 문제가 대두되면서 징계 기조도 강화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법무부는 지난 9일 변호사 징계 강화 방안을 발표, 매년 약 3회 개최하던 변호사징계위원회를 올해 6회까지 확대하고 법무부 자체 조사팀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본인이 조사에 응해야만 하는 구조가 유지된다면 A 씨와 같은 꼼수를 잡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변회 관계자는 “규정상 조사에 응하지 않는 변호사에 할 수 있는 조처가 마땅치 않다. 조사와 관련한 규정을 새로 만들자는 논의를 부산변회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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