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鄭 “선거 도움될 것 같아…” 실토
- 보름간 유세 이어가 2만표 득표
- 개혁신당·父 가담 여부 수사 중
피습 자작극 의혹으로 경찰에 구속된 정이한(사진)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국제신문 9일 자 1면 등 보도)가 자신이 출마한 지난 6·3 지방선거에 도움이 될 것을 기대하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특히 그는 이미 경찰에 자작극 범행을 시인했는데도 보름가량 선거운동을 벌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경찰청은 정 전 부산시장 후보가 ‘음료 테러’ 사건을 벌인 것은 본인 선거에 유리하게 하려는 목적으로 조사됐다고 9일 밝혔다. 범행에 가담한 헬스트레이너 윤모(30대) 씨는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 후보와 윤 씨는 지난 4월 27일 오전 금정구 구서나들목 인근에서 벌어진 음료 테러 사건을 자작극으로 꾸민 혐의를 받는다. 당시 A 씨가 “어린놈의 XX가 무슨 시장이냐”며 유세 중이던 정 전 후보에게 음료 컵을 던져 그가 넘어졌고, 병원으로 옮겨져 뇌진탕 등 진단을 받았다. 당시 피해자 행세를 하던 정 전 후보는 A 씨의 선처 탄원서까지 경찰에 제출했다. 둘은 10여 년 전부터 헬스트레이너와 회원 관계로 친분이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범행 직후 피의자 둘의 통화 내역을 확인하면서 수사 방향을 선거 테러에서 자작극 의혹으로 전환했다. 당시 수사 매뉴얼대로 통신영장을 발부받아 확인하니, 정 전 후보와 윤 씨의 통화 기록이 발견됐다. 특히 지난달 경찰은 CCTV 영상을 통해 결정적 증거를 확보했다. 이들이 만나 범행을 공모한 정황을 발견한 것이다. 피의자들 역시 사실관계 대부분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지난 8일 공직선거법 등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사건은 다음 주께 검찰로 송치될 예정이다.
이들은 선거 보름여 전에 이미 자작극 범행을 시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사람은 경찰이 통화 기록 등을 확보하자 지난 5월 중순 범행 사실을 인정했다. 정 전 후보는 자작극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활동을 이어가 선거를 완주한 셈이다. 이러한 상황을 전혀 알 수 없었던 부산 유권자들은 그에게 표를 주기도 했다. 정 전 후보는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1.56%(2만7418표)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다만 이번 범행에서 개혁신당과 정 전 후보의 부친 등이 가담한 사실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이 밖에 경찰은 그의 부친이 운영하는 온그룹 계열 병원의 의료법 위반과 여론조사기관 등에 관해서도 수사를 진행한다. 사건 당시 정 전 후보가 12㎞나 떨어진 부친이 운영하는 병원으로 옮겨져 허위 진단 등이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6·3 지방선거 전 진술을 확보했는데도 수사 정보가 공개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경찰 관계자는 “지난 5월 중순 피의자들이 범행을 시인했지만 충분한 증거가 확보되지 않아 진술을 뒤집으면 경찰이 감당하기 어려워질 것이라 봤다”며 “수사기관은 선거의 영향보다는 유례없는 이 사건을 얼마나 철저하게 규명하느냐가 더 중요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