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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연구원이 9일 ‘부산시 가족돌봄 청소년 및 청년 실태와 지원방안’ 보고서를 발간했다. 사진은 아이클릭아트. |
책가방 대신 간병 수발을 들었다. 도서관 대신 병실을 지켰다. 부산에 사는 가족돌봄 청소년과 청년이 마주한 현실이다. 세 명 가운데 한 명은 6년 넘게 홀로 아픈 가족을 돌봤다. 학업과 취업 기회는 사라졌다.
9일 부산연구원은 이 같은 실태를 분석한 ‘부산시 가족돌봄 청소년 및 청년 실태와 지원방안’ 보고서를 발간했다. 복지기관 지원 경험이 있는 부산 가족돌봄 청소년과 청년 126명을 설문조사한 결과다. 이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체계적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돌봄 기간은 6년 이상이 33.9%로 가장 많았다. 이들의 규모는 추정 방식에 따라 편차가 컸다. 최소 6130명에서 최대 5만4882명까지 나왔다. 전국 평균과 비슷한 수준이다.
조사 결과 이들은 높은 우울감과 낮은 자기결정감을 보였다. 우울증선별도구(PHQ-9)로 측정한 우울 점수는 청소년 15.1점, 청년 16.9점이다. 27점 만점에 10점 이상이면 우울 증상에 해당한다. 일반 청년 평균 12.24점(2024년 청년 삶 실태조사)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돌봄 부담 가중은 일상 조절과 회복 기회를 축소한다. 삶을 스스로 결정한다고 느끼는 자기결정감 점수(10점 만점)는 청소년 6.96점, 청년 6.59점에 그쳤다. 전국일반 청소년 평균 7.40점과 일반 청년 평균 6.92점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돌봄 대상 가족은 어머니가 32.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아버지와 할머니가 각각 20.1%, 형제자매가 19.2% 순이었다. 주된 돌봄자가 된 계기는 ‘돌봄 필요 가족과 단둘이 거주해서’라는 답변이 주를 이뤘다. 돌봄 때문에 취업과 연애를 포기한 청년은 각각 88%, 82%에 달했다. 진학을 포기한 이들도 75%로 나타났다.
가족돌봄 청소년·청년은 장애나 만성질환, 정신질환, 노령으로 돌봄이 필요한 가족을 정기적으로 챙기며 학업이나 진로에 지장을 받는 이들을 가리킨다. 국제적으로는 ‘영 케어러’라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