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당 韓 30만 원 日 7만 원 선
- 여행객 숨겨 들여오다 세관 적발
- 작년 총 29건…올해 벌써 134건
위고비·마운자로 등 GLP-1 계열 비만치료제를 해외에서 구매한 뒤 국내로 숨겨 들여오려는 시도가 부산에서도 급증하고 있다. GLP-1 계열 치료제는 식욕 억제 효과 등으로 주목받는 주사제다. 통관 단계에서 적발돼도 물품 유치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처방 없는 사용과 보관 부실에 따른 안전관리 사각지대가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국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세관이 올 들어 지난 25일까지 부산항과 김해공항 여행자휴대품에서 비만치료제를 적발한 건수는 134건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적발 건수 29건의 4.6배에 이른다. 일본 현지 가격이 국내보다 낮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여행자휴대품을 통한 반입 시도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부산항 적발 건수는 지난해 19건에서 올해 53건으로 2.8배 늘었고, 김해공항은 같은 기간 10건에서 81건으로 8배 넘게 급증했다. 국제우편과 특송화물을 통한 반입 적발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비만치료제 반입 시도가 늘어난 것은 가격 차 때문이다. 한국인 단기 관광객은 일본에서 비급여 진료비가 적용돼 마운자로 10㎎(주 1회 4회분 기준)에 약 7만3000원을 내야 하지만 국내 가격(30만 원 안팎)과 비교해 25%에 불과한 실정이다. 반면 마운자로가 2형 당뇨병 치료제로 건강보험 체계에 포함돼 있어 일본 현지 성인은 10~30% 가격만 부담한다.실제 SNS에서는 일본 현지 처방과 수령 방법을 안내하는 일본 클리닉 안내 게시물도 쉽게 확인된다. 일부 SNS 게시물에는 김해공항 입국 때 수하물 검사에서 적발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는 내용까지 올라와 있다. 구매 방법뿐만 아니라 통관 적발 가능성까지 공유될 정도로 해외 구매 시도가 늘고 있다.
세관에서 적발되더라도 처벌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 부산본부세관 관계자는 “비만치료제는 마약류로 분류되지 않아 적발돼도 처벌하기 어렵다. 다만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해 10월 비만치료제를 해외직구 수입통관 차단 대상으로 지정한 만큼 국내 반입은 제한된다”며 “한국인이 해외에서 구매해 들여오든, 현지인이 처방받은 제품이든 반입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적발된 물품은 통관 단계에서 유치·반송 절차를 거친다. 세관은 물품을 현장에서 유치한 뒤 보세창고에 보관한다. 여행자가 원하면 1개월 안에 반송할 수 있고, 기간 안에 반송 절차를 밟지 않으면 폐기한다.
동아대 이상민(의약생명공학과) 교수는 “해외에서 구매한 비만치료제는 보관 상태를 확인하기 어렵고, 냉장 보관이 필요한 약은 온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변질 가능성도 있다”며 “이상반응이 생겨도 사후 대응이 어려운 만큼 국내에서 의료진 처방을 받아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