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강서구청 전경. 국제신문 DB |
- 불필요 관행 없애는 추세 역행
부산 강서구가 혈세로 신임 구청장 취임 현수막을 지역 곳곳에 내걸자 주민 불만이 터져 나온다. 구는 당선인과 논의 없이 현수막을 제작해 과도한 의전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강서구는 구청사를 포함해 지역 내 신임 구청장 취임을 알리는 현수막을 24장 제작했다고 30일 밝혔다. 이 가운데 23장은 행정복지센터와 주요 거리에 걸린다. 구가 취임 현수막을 만드는 데 쓴 예산은 160만 원이 넘는다.
이 돈이 취임 현수막에 쓰였다는 소식에 강서구 주민은 강한 불쾌감을 토로한다. 강서구 주민 A 씨는 “선거 결과를 모두가 안다. 선거운동 기간에는 곳곳에 걸린 선거 현수막 때문에 불편을 겪었다. 굳이 주민 세금으로 취임을 알리는 현수막을 만들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현수막 제작은 구가 박상준 당선인과 논의 없이 자체적으로 결정했다. 구 관계자는 “관례적으로 신임 구청장 취임에 맞춰 현수막을 제작했다. 당선인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판단했다”며 “새로운 청장을 축하하고 환영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박 당선인은 현재 당선인 신분이라 구 업무에 관한 결재권이 없다”고 해명했다.
강서구를 제외한 부산 15개 구·군 가운데 신임 단체장 취임을 축하하고 알릴 목적으로 지역에 현수막을 내거는 곳은 없다. 다른 기초지자체는 청사 건물에 10만 원가량 들여 취임 현수막을 건 게 전부다. 사하구와 사상구는 예산 사정을 고려해 현수막을 만들지 않기로 했다. 김태석 사하구청장 당선인은 “구의 재정 사정이 좋지 않아 불필요한 지출을 하지 말라고 구에 요청했다. 내빈을 모시는 취임식도 생략하기로 했다”며 “정례 조례로 취임식을 대신한 뒤 취임 첫날 주요 현장을 둘러볼 계획이다”고 말했다. 강철호 동구청장 당선인도 어려운 경제 여건을 고려해 취임식을 열지 않는다.
시민단체는 강서구의 과도한 의전을 비판했다. 부산경실련 도한영 사무처장은 “큰 예산이 들지 않더라도 지역 곳곳에 구청장 취임을 알리는 현수막을 내거는 것은 최근 경향과 주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며 “신임 단체장은 예산을 낭비하고 주민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의전을 없애고 주민의 삶 개선에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