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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시청 전경. 국제신문 DB |
부산시의회가 ‘수요자 부담 원칙’을 명문화해 통과(국제신문 지난 10일 자 2면 보도)시킨 공업용수 공급 확대 조례안에 대해 부산시가 결국 거부권을 행사했다. 시는 조례안이 상위법과 충돌할 소지가 크고 특정 기업에 대한 특혜로 악용될 수 있다며 재의를 요구했다. 조례안이 다시 가결되면 대법원 소송으로 이어지는 등 집행부와 입법부 간 법정 공방으로 번질 것으로 보인다.
22일 부산시의회에 따르면 지난 19일 박형준 부산시장에게서 ‘부산광역시 수도 급수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에 대한 재의요구서’를 제출받았다. 이에 따라 시의회는 23일 제336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를 열고 해당 조례안을 다시 상정해 의결할 예정이다. 재의결은 재적 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을 얻어야 통과된다. 지난 9일 본회의 때 재석 의원 35명 전원이 찬성표를 던졌던 만큼 시의회 내부 기류는 강경하며 재가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시는 이번 개정조례안이 상위법령인 ‘수도법’ 취지에 정면으로 반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시는 수도법상 공업용수도가 산업단지 등에 공업용 목적에 맞게 공급하도록 한정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개정안처럼 ‘시장이 공익상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라는 모호하고 포괄적인 기준을 적용해 목적 외 용도로 공급하는 것은 법적·현실적으로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상기후로 인한 가뭄과 AI 데이터센터, 반도체 클러스터 등 첨단산업 성장으로 공업용수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무분별한 공급 구역 확대는 용수 부족 사태를 부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혜 시비와 행정 재량권 남용에 대한 경고도 재의요구서에 담겼다. 시는 광범위한 재량권 부여가 특정 사기업에 대한 특혜 공급 수단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어 형평성 원칙에 어긋난다고 봤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역시 목적에 부합하는 범위 내 공급이 타당하다는 의견을 보냈고, 시 자문변호사도 상위법령 충돌 우려를 제기했다. 부산참여연대는 포괄적 재량권 남용 우려와 함께 공업용수를 하천에 방류할 경우 생태계에 미칠 악영향을 경고하기도 했다.
조례안이 다시 가결되면 최종 결정은 사법부가 판단한다. 시는 조례안 확정 후 20일 이내에 대법원에 기관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