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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범진 서울시선관위 사무처장이 4일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로 들어가려다 투표함 반출을 막는 시민들의 제지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
- 작년 대선 사전투표소 관리부실
- 고위직 간부 자녀 특혜채용 등
- 수차례 사과에도 무능함 그대로
- 부산선관위 시위대 몰려와 항의
제9회 지방선거가 끝났지만 선거일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여진이 계속된다.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 앞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분노에 찬 시민이 운집해 규탄 행동을 벌였다. 특히 음모론으로 취급받던 부정선거 주장이 이번 사태로 더 확산하는 모양새다. 이에 선관위의 무능함이 민주주의 꽃인 선거의 무결성을 해치고 외려 음모론에 힘을 실어줬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4일 입장을 내고 “투표용지가 부족한 투표소에 방문한 국민의 참정권 행사에 많은 혼란과 불편을 드려 깊이 사과드린다”며 “다만 이번 사안은 공직선거법에 따른 선거의 연기나 재선거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앞서 전날 지방선거 투표 과정에서 서울 송파구 등 최소 14개 투표소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따른 입장이다. 선관위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20분 기준 투표용지 부족 투표소는 14곳이다. 다만 국민의힘은 같은 날 오후 8시 기준 17곳으로 발표했다.
이처럼 논란을 부른 선관위의 선거 사무 처리는 처음이 아니다. 선관위는 지난 3일 밤 9시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따른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는데, 지난해 5월 말 대선 기간에도 사전 투표소 관리 부실에 따른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바 있다. 앞서 그해 3월에는 고위직 간부 자녀 특혜 채용으로 대국민 사과문을 냈다. 2022년 대선 때도 코로나19 확진자 기표 용지를 선거 사무원이 대신 투표함에 옮기는 사태가 발생해 논란을 빚었다.
선거의 기본인 투표용지가 부족한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면서 전국 각지에서 항의가 이어졌다. 지난 3일 오후부터 경기 과천의 중앙선관위 청사 앞에는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시위대 수백 명이 밤샘 시위를 진행했다. 같은 날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 광장에도 수백 명이 모여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따른 항의 시위를 벌였다.
부산시선관위 앞에도 지난 3일 밤부터 100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이들은 시선관위 청사 입구 앞에서 선관위 책임자 면담과 개표 중지 등을 촉구했다. 다행히 물리적 충돌은 없었으나 청사 입구를 사이에 두고 경찰과 인파가 대치하며 긴장 상태를 보였다. 이들은 아침까지 머물다 시선관위에 항의 내용을 담은 진정을 접수하고서야 해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를 담당하는 기관이 연이어 논란을 자초하자 비판의 목소리가 빗발친다. 선관위는 당장 지난 2월 부정선거 주장에 설명자료까지 내고 반박했는데, 이번 일로 최소한의 설득력도 갖추지 못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날 언론 보도를 보고 밤늦게 사하구에서 시선관위까지 왔다는 문모(여·50대) 씨는 “앞선 선거에서도 부정선거가 명백했는데 이번 사태까지 터지면서 다음 세대를 생각해 분노하며 나왔다”며 “중앙선관위원장은 중형에 해당하는 범법 행위를 저지른 셈”이라고 비판했다. 현장에 모인 이들은 대부분 선관위를 강력하게 비판했는데, 부정선거를 외치며 계엄이 정당했다는 목소리도 곳곳에서 나왔다. 최근 대표적인 부정선거론자인 모스 탄 리버티 대학교수가 국내에 입국하면서 부정선거 주장 단체들이 결집했는데, 이러한 음모론이 더 탄력받게 된 것이다. 또다른 시민 박모(60대) 씨는 “음모론 취급받던 부정선거 주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지 않을까 우려스럽다”며 “선관위가 그들의 주장을 부추긴 셈”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