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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경찰청 전경. 국제신문 DB |
- 수뇌부, 계엄 동조세력 오명에도
- 총경부터는 교육수강 필수 아냐
경찰이 12·3 불법 계엄을 반성하고 헌법 정신 강화를 위해 헌법 교육에 나섰다. 하위직과 달리 불법 계엄에 가담했던 고위직은 정작 교육 필수 대상자에서 빠져 교육의 실효성 논란을 낳는다.
부산경찰청은 오는 8월까지 지역 경찰을 대상으로 직장 교육 일환으로 헌법 교육을 진행한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이 직장 교육에 헌법을 포함한 건 처음이다. 경찰이 헌법 교육에 나선 건 12·3 불법 계엄의 영향이 컸다. 불법 계엄 당시 조지호 전 경찰청장은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을 막으려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에게 국회의원의 본회의장 출입을 저지하라고 지시했다.
조지호 전 경찰청장은 헌법재판소에서 탄핵됐다. 조 전 경찰청장, 김 전 서울경찰청장과 목현태 전 서울경찰청 국회 경비대장, 윤승영 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기획 조정관은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 1월 유재성 경찰청 직무대행은 불법 계엄 때 경찰의 국회의원 출입 저지가 위헌·위법했음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다. 경찰의 헌법 교육 도입도 이때 결정됐다.
부산경찰청은 지역 법학과 교수와 헌법학자 등 15명을 강사진으로 꾸렸다. 경찰청과 헌법학회가 만든 표준 교안을 바탕으로 1회 2시간 과정으로 교육한다. 헌법 필수 교육 대상은 직장 교육 대상자인 순경과 경정까지다. 휴무자 등을 고려해 일선 경찰서 한 곳당 세 차례에 걸쳐 진행해 교육 대상자 모두가 강의를 듣도록 계획했다.
하지만 고위 간부인 총경부터는 헌법 교육 수강이 필수가 아니다. 직장 교육 필수 대상자가 경정까지라는 이유에서다. 부산청 관계자는“고위 간부가 헌법 교육을 아예 받지 않는 건 아니다. 교육 과정에 헌법이 포함돼 있으며, 부산청은 오는 6월 말 총경 이상 지휘부 대상으로 헌법 교육이 예정되어 있다”고 말했다.
경찰 수뇌부가 불법 계엄에 가담해 ‘계엄 동조 세력’이라는 오명을 쓴 만큼 시민단체는 고위직 또한 헌법 교육을 필수로 받도록 방침을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도한영 부산경실련 사무처장은 “경찰이 헌법 교육에 나선 점은 긍정적이다. 헌법은 공직자라면 누구나 제대로 알아야 한다. 국민의 기본권을 직접 제한할 수 있는 경찰이라면 더더욱 필요하다”며 “불법 계엄에 가담했던 경찰 고위직이 교육 대상에서 빠진 점은 교육 취지에 맞지 않다. 순경부터 경찰청장까지 필수적으로 받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교육의 실효성 강화 목소리도 나온다. 경찰 요청을 받아 강의를 진행했던 교수들은 단순 이론 강의를 넘어 헌법의 실질적인 내용을 알 수 있도록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동아대 조재현(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법학회가 만든 교본을 보니 막연하게 이론만 설명하는 부분이 있고 분위기도 다소 경직적”이라며 “교육으로 경찰이 헌법의 테두리에서 어떻게 국민의 기본권 보호를 실무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지 알도록 강의안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