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대 첫 생성형 AI ‘산지니’
- 자료 한 번에 찾아주고 정리
- 인증·윤리 모델 구축도 앞장
- 개방형 플랫폼 ‘장영실 융합硏’
- 데이터·반도체 핵심 역량 확보
- 바이오 등 성과 현장 이전 목표
부산대의 일상은 AI와 함께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상담을 앞둔 지도교수의 모니터에 대학이 자체 개발한 ‘AI 도우미’가 학생의 주요 정보와 지난 상담내용을 요약해 보여주고 대화가 끝나면 상담 결과 초안까지 자동으로 정리한다. 강의실과 국제 교류 현장에서는 ‘AI 안경’이 도입돼 외국어 발표 내용을 곧바로 원하는 언어 자막으로 바꿔 눈 앞에 띄워준다. 연구실 강의실 행정실 곳곳에서 ‘산지니 AI(부산대가 국립대 최초로 대학 자체 기술력으로 구축한 생성형 AI 에이전트 서비스)’가 수많은 문서와 자료를 한 번에 찾아주고 요약·정리해 연구와 과제의 업무효율을 높이고 있다.
■스마트 캠퍼스 구현 ‘AI 선도대학’
 |
| 부산대학교 학생들이 연구실에서 실험과 토론에 집중하며 학문적 탐구를 이어가고 있다.
부산대 제공 |
올해 개교 80주년을 맞은 부산대학교는 ‘PNU AX 대전환’을 통해 대학의 교육연구·행정 전반에 AI를 전면 도입하며 국내 대학 중에서 고등교육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 지난해 7월 31일 ‘AX 대전환 통합전략 추진 발족식’을 갖고 PNU-AX 마스터플랜을 제시하며 대학 AI 전환의 표준을 세우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이어 총장 직속 AX 선도위원회를 설치하고 대학 전 영역에 걸친 3개년 로드맵을 마련했다. 이를 위해 AI 교육·연구의 핵심 기반시설이 될 IT관 준공과 장영실 AI융합연구원 출범을 통해 AI 융합연구를 견인할 선도적인 생태계를 갖췄다. 이와 함께 삼성중공업·은성의료재단·한국재료연구원 등 대기업 및 정부출연연구기관과 공동 R&D(연구개발) 센터를 설치해 AI 융합연구와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협력을 본격화했으며 국내 최초로 ‘대학 AI 인증’을 추진해 AI 철학·연구·교육·행정 전 영역의 역량을 체계적으로 진단·고도화하는 ‘AI 선도대학’ 모델을 정립해 나가고 있다.
PNU AX 대전환 전략은 ‘A.U.R.A. 프로젝트’로 집약된다. A.U.R.A.는 AI 철학(AI Philosophy)·융합 연구(Unified Research)·증강 인재(Reinforced Education)·적응 행정(Adaptive Administration)의 약자다. 대학이 AI를 ‘도구’로 쓰는 것이 아니라, 대학의 정체성과 운영 원리를 새로 설계하는 철학에서 출발해 연구·교육·행정으로 확장되는 구조다. 지난해 9월 9일 부산대는 ㈜한국능률협회컨설팅과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이 전략을 현장에서 구현할 실행 기반을 공고히 했다. 두 기관은 공동선언문을 통해 대한민국 대학 AX 표준화, 글로벌 경쟁력 확보, AX 산·학·연 협력 실천, 인간중심 가치 계승이라는 4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AI 신뢰대학 모델 구축
부산대가 특히 주목받는 지점은 ‘신뢰 기반’ 구축이다. AI 전환이 급속히 확산되는 환경에서 대학 현장의 AI 도입이 무분별하게 이뤄질 수 있다는 문제의식은 커지고 있다. 이에 부산대는 ‘대학 차원에서도 제품·산업군처럼 AI 기준과 수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접근으로, 국내 대학 최초로 한국인공지능산업협회 주관 ‘대학 AI 인증’을 추진했다. 지난해 11월부터 1, 2차 심사로 진행되는 이 인증은 AI 기술 도입 수준, 데이터 활용 체계, 윤리·책임 기준, 조직 역량체계 등을 종합 평가하고, ‘AI 도입 최적화’ 과정을 병행해 운영체계의 개선·고도화까지 포함한다. 이어 지난 3월 한국인공지능산업협회로부터 ‘University AI MASTER’ 인증을 국내 대학 최초로 승인받았다.
부산대는 또한 AI 윤리 가이드라인과 AI 신뢰성 체크리스트를 마련하고 책임 있는 도입과 운영을 위한 총장 직속 AI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 중이다. A.U.R.A. 프로젝트의 연구 혁신 축에서는 KMAC와 함께 연구 전 주기(기획-수행-성과-사업화)를 통합 지원하는 AI 기반 연구지원시스템인 ‘AI 연구 Boost-up System’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기능 복잡도와 데이터·시스템 의존도, 조직의 제도적 준비 수준 등을 고려해 단기-중기-장기의 3단계로 추진되며, 구축 내용은 AI 인증 평가에도 반영될 예정이다. 이처럼 부산대는 ‘제도(인증)·거버넌스(윤리·책임)·시스템(연구지원)’을 하나의 축으로 묶어 AI를 안전하고 지속가능하게 운영할 구조를 설계하고 있다.
■장영실 AI융합연구원 개원
 |
| 부산대가 지난해 12월 30일 IT관에서 ‘PNU-AX 대전환 전략’을 선포한 뒤 ‘장영실 AI융합연구원’ 개원식을 열고 있다. 부산대 제공 |
AI 기반 교육·연구 혁신도 눈에 띈다. 부산대는 2025년 12월 30일 장영실 AI융합연구원을 개원하며 AI 기반 연구·교육·산학 혁신을 실행하기 위한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다. 장영실의 실용·창조 과학정신을 현대적으로 계승한 이 연구원은 ‘AI 융합과학주권 선도’를 비전으로 내걸고, ACTS라는 추진체계를 제시했다. ACTS는 AI 산업화(Acceleration)·AI 코어(Core)·AI 융합(Transformation)·AI 강화(Superiority)로 연구 성과가 산업 현장으로 직접 이전되는 허브 구축, 언어·비전·데이터·반도체 등 코어 역량 확보, 해양·제조·의료·에너지 등 국가전략산업의 AI 전환 촉진, 차세대 주권기술을 위한 경쟁우위 확보를 목표로 한다. 특히 이 가운데 AI 융합과 AI 강화는 연구원의 핵심축으로, 해양·물류·항만 AI, 바이오·의료 AI뿐만 아니라 동남권 산업 발전에 특화된 융합 연구를 중점 추진할 계획이다.
장영실 AI 융합연구원은 국내 최초로 ‘양자(Quantum)’ 분야를 AI 융합연구 체계에 포함시켜 AI와 양자물리·양자컴퓨팅·AI 반도체를 결합한 차세대 계산혁명의 실증적 연구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연구원은 단일 대학의 전용 시설이 아니라 국내외 AI 연구자와 기관이 참여할 수 있는 ‘개방형 연구플랫폼’으로 설계됐다. ‘프로젝트 센터’ 기반의 유연한 조직을 통해 대학·출연연·기업 연구진이 주제별로 자유롭게 참여·협력하는 공유형 연구 생태계를 조성하고, 해외 석학과 글로벌 기업 연구진의 장·단기 참여도 가능하도록 체계를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부산대는 앞서 작년 말에는 IT관을 준공했다. 국립대학 시설개선 BTL 중 최대 규모인 10층 건물로, 부산대의 미래 성장동력을 강화하는 전략적 거점이 될 전망이다.
■대학 AX 선도 ‘경영대상’ 수상
 |
| 강의를 실시간 통번역해 주는 AI 안경을 쓴 유학생이 강의를 듣고 있다. 부산대 제공 |
부산대가 말하는 AI 전환은 대학 행정 효율화를 위한 디지털화가 아니다. 대학이 AI 시대의 사회적 기준을 설계하고, 책임 있는 혁신의 운영모델을 제시하며, 연구·교육·산업을 연결하는 개방형 생태계를 주도하는 ‘표준 플랫폼’이 되고자 하는 것이다. 부산대는 이러한 노력으로 대학 AI 전환의 새 기준을 제시하며 고등교육을 혁신할 ‘대학 AX’ 선도 역량을 높이 평가 받아 지난해 12월 9일 ‘2025 한국의 경영대상’을 받았다. 신설된 ‘AI 혁신’ 부문에서 동원산업 GS칼텍스 등 기업들과 함께 대학으로는 유일하게 ‘대상’에 선정됐다.
최재원 부산대 총장은 “AI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고 미래이자 기회이며 이 변화의 파도에 어떻게 올라타느냐가 향후 대학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이 될 것”이라며 “지금처럼 앞서서 이끌어간다면 부산대는 미래 고등교육의 새로운 표준이 되어 일대 도약의 기회를 맞게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