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市, 7개 언어 지원 플랫폼 운영
- 실태조사 1155곳 중 39% 이용
- 고령 점주 많아 ‘QR’ 미비치
- 관광객 쇄도…서비스 보완 절실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역대 최단기간 100만 명을 기록(국제신문 지난 4일 자 3면 보도)하는 등 부산시가 글로벌 관광도시로 발돋움하는 가운데, 정작 지난해 도입한 외국어 메뉴판 사업은 사용률이 4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가 8억 원 넘게 들여 플랫폼(사진)을 구축했으나, 점주들은 가입만 해놓고 이용에 필요한 QR코드를 비치하지 않는 등 실효성이 떨어져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시는 지난 3월 11일부터 지난달 17일까지 1155개 음식점의 외국어 제작 메뉴판 플랫폼 사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활용률이 38.9%로 집계됐다고 11일 밝혔다. 이 중 활용 수준이 높은 곳은 10.7%(124개), 보통 12.5%(144개), 미흡 15.7%(181개)이었다. 외국어 메뉴판 제작 플랫폼 ‘부산올랭’에 가입한 2522개 음식점 중 1155개를 시(213개)와 구·군(942개)이 직접 조사한 결과다.
조사 대상인 음식점은 모두 부산올랭에 가입한 업소들이지만 대개 사용은 하지 않았다. 특히 플랫폼을 이용하려면 QR코드가 필요한데, 조사 대상 음식점 중 34.8%만 이를 비치했다. 특히 관광객이 많은 구·군도 이용률이 떨어졌다.
부산올랭은 시가 지난해 6월 말 전국 지자체 최초로 AI 이미지 번역 기술을 기반으로 구축한 외국어 메뉴판 제작 전용 플랫폼이다. 최근 1년간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영업정지 이상의 처분을 받지 않았다면, 부산 음식점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점주가 외국어 메뉴판을 직접 제작하거나 메뉴판 사진을 번역해 준다. 영어 등 7개 언어를 지원한다. 플랫폼 구축에는 시비 8억9000만 원이 투입됐다. 플랫폼 구축 후 1년이 지나지 않아 용역 하자보수 기간이라 추가 비용은 발생하지 않으나 운영비는 매월 약 190만 원이 들어간다.
기껏 구축한 플랫폼의 활용이 저조하자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올해 1분기에만 102만3946명을 기록하며 집계 이래 최단 기록을 세우는 등 관광도시로서 위상이 올라간 만큼, 그에 맞는 외국어 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시는 이용률이 떨어지는 원인으로 초기 진입장벽과 편의성 등을 꼽는다. 특히 디지털 기기 이용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의 점주는 플랫폼 가입을 하더라도 외국어 메뉴판 제작 등 활용은 어렵다. 또 손님이 외국어 메뉴판을 보려면 QR코드가 필요한데, 업종 특성상 인쇄물을 비치하기 어려운 문제도 있다. 해운대 등 유명 관광지는 이미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자체 외국어 메뉴판을 사용, 굳이 부산올랭을 쓰지 않는 등 실효성이 떨어지는 측면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시는 실태조사 결과에 따라 개선책을 마련해 이용률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도입 1년도 안 된 초기 단계에다가 지난해 8월보다 이용률이 3배 정도 상승했다”며 “전국에서 이 정도의 외국어 메뉴판 사업을 벌이는 곳은 부산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플랫폼 활용 우수 음식점은 현판을 지원하는 등 홍보할 계획”이라며 “가입 절차도 간소화해 QR코드 비치를 직접 돕는 등 우선 관광지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