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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3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의 ‘투명하게 바꾸고, 상한폐지 실현하자-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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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올해 천문학적인 영업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노동조합이 논란의 불씨를 지폈습니다. 노조는 사측에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고 요구했지만 양측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았습니다. 이후 노조가 총파업을 예고하자 사내를 넘어 사회적으로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1분기(1~3월) 영업이익 57조2328억 원을 달성했습니다. 석 달 만에 지난해 1년 치 영업익(43조6010억 원)을 훌쩍 넘긴 것입니다.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7일 기준 삼성전자는 올해 340조 원 가까이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러한 기록적인 성과에 노조는 성과급 제도 개선에 관해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연봉의 절반으로 설정된 초과이익성과급 상한선을 폐지하고 경제적 부가가치(EVA·세후 영업이익에서 자본비용을 뺀 값) 기준으로 산정되던 성과급을 연간 영업이익 15%로 명문화 등을 사측에 요구했습니다. 산출 방식이 복잡해 ‘깜깜이’라고 비판받는 EVA 대신 명확하게 ‘영업이익 15%’, 그리고 상한 없이 성과급을 매기자는 것입니다. 올해 영업이익을 300조 원으로 계산하면 노조는 성과급 재원으로 45조 원을 요구한 셈입니다.
삼성전자는 국내 1위 실적을 거두면 경쟁사와 동일한 영업이익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쓰겠다는 등 보상을 제안했지만 근본적인 제도 개선을 원하는 노조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사측을 향해 “영업이익 배분은 단순한 시혜가 아니며 성과급은 노동자가 창출한 부가가치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자 노동의 대가”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전략 실패로 적자 책임은 노동자에게 전가하면서 경영진은 수십억 원의 성과급을 챙기는 불공정이 근간을 흔들고 있다”고 반발했습니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는 지난해 9월 노조 요구에 따라 기본급의 최대 1000%(연봉의 최대 50%)인 상한선을 폐지하고 전년 영업이익 10%를 성과급으로 주는 방식으로 바꿨습니다. 그러면서 SK하이닉스는 올해 직원 대상으로 기본급 2964%(연봉 148%) 성과급을 책정했습니다.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은 이와 비교해 “열심히 일해도 보상 기준을 알 수 없고 경쟁사는 이미 하는 걸 우리는 못할 때 박탈감이 생긴다”면서 “최근 4개월 동안 동료 400명이 SK하이닉스로 이직했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지난 3월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노사의 교섭은 결렬됐습니다. 이후 노조는 지난달 23일 총파업에 앞서 하루 동안 파업에 나섰습니다. 생산량이 파운드리 58%, 메모리 18% 감소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노조는 이를 기준으로 18일간 쟁의 때는 삼성전자가 30조 원의 손실을 볼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와 함께 인공지능(AI) 공급망의 중추이자 반도체 수출 호조를 이끌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많은 이들이 이번 파업은 반도체 훈풍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합니다. 글로벌 투자은행 씨티그룹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32만 원에서 30만 원으로 낮춘 보고서를 냈습니다. 성과급에 따른 실적 하방 리스크가 있다는 것입니다. 신제윤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은 사내 게시판을 통해 파업을 비판했습니다. 신 의장은 “막대한 파업 손실과 고객 이탈로 회사 가치가 하락할 경우 주주, 투자자, 임직원, 지역 사회에 심각한 손실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영업이익 몫을 나누는 것에 대해 다른 목소리도 나옵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삼성전자의 결실에는 수많은 인프라, 수많은 협력 기업, 400만 명이 넘는 소액 주주, 7.8%의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이 연결돼 있다”며 “발생한 이익을 회사 내부 구성원들끼리만 나눠도 되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장관은 영업이익에 관해 “현 단계에서 어느 정도 이익을 누리고 미래 세대의 몫에 대한 조화가 필수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국회의원 시절 ‘삼성 저격수’라고 불렸던 박용진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은 “노조는 엄청난 성과를 만드는 과정에 함께 한 협력업체, 하청업체, 사내 비정규직에 대한 이야기를 왜 하지 않는가”라면서 삼성전자 영업이익 일부를 이들을 위해 사용해 동반성장을 추구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노조는 고용노동부 권유를 받아들여 11일부터 삼성전자와 사후조정 절차에 나섭니다. 사후조정은 노조가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에서 노동위원회가 다시 한번 중재하는 과정입니다. 노조는 사측으로부터 만족할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총파업에 나서겠다는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