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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는 무인편의점. 국제신문 DB |
- 정작 관련법 1년 넘게 국회 계류
- 지자체 제정 조례 이행 어려워
- 비상벨 등 필수시설도 권고 수준
무인점포의 안전관리를 위한 조례가 부산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상위법 부재로 발목이 잡혔다. 상주 인력이 없는 ‘무인업’을 분류하는 법적 기준이 없기 때문인데, 관련 법안은 1년 4개월 넘게 국회에 계류 중이다.
부산시의회는 최근 무인점포 안전관리 방안을 담은 ‘무인점포 안전관리 조례안’을 통과시켰다고 6일 밝혔다. 조례는 무인점포의 정의, 부산시 책무, 실태조사, 안전관리 사업, 관계기관 협력체계 구축 등 6개 조항으로 이뤄졌다. 부산은 대구에 이어 전국 두 번째로 무인점포 안전관리 조례를 마련했다.
문제는 조례를 이행하는 데 필요한 상위법이 없다는 점이다. 지자체 제정 조례는 국회가 만든 법률 안에서 유효하고 강제력이 있는 데다, 예산 집행의 근거 또한 법에 있다. 특히 이번 조례는 ‘무인점포’를 법으로 규정해야 안전관리 대상을 지정할 수 있지만 이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예컨대 무인아이스크림점은 식품판매업, 무인빨래방은 세탁업, 무인사진관은 소매업 등으로 분류되는데, 현행법상 ‘무인업’이라는 카테고리가 없어 무인점포를 추려내기 어렵고 안전관리 기준도 취급 품목에 따라 제각각인 것이다.
또한 상주인력이 없는 무인점포의 특성을 고려한 별도의 소방·보안 기준이 전무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2024년 12월 19일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의원의 대표 발의로 무인점포를 다중이용업소 체계에 편입해 안전관리를 강화하는 내용의 ‘다중이용업소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추진됐지만 현재까지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법적 근거가 마련되지 않아 지자체는 전반적인 안전 관리는 물론 비상벨 설치 등 필수 안전시설 마련도 강제하지 못 하고 권고 수준에 머물고 있다.
시 중소상공인지원과 관계자는 “조례가 마련됐음에도 실태조사부터 난항이 예상된다. 무인점포를 별도로 분류한 공식 통계가 전무하고, 개·폐업도 잦은 업종이라 실제 점포수와 무인 운영 여부를 확인하려면 일일이 현장을 확인해야 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실제 부산 지역 무인점포 현장을 둘러본 결과 범죄 예방의 핵심인 비상벨은 외관상 확인이 어렵거나 아예 설치되지 않은 곳이 대다수로 나타났다. 중구 광복로 식음료 무인점포 운영자 A 씨는 “최근 범죄나 화재와 같은 안전사고 소식이 들려 비상벨 설치를 고민해 봤지만, 설치비와 유지 관리비 등 비용 부담이 만만찮아 선뜻 나서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번 조례안을 공동 발의한 부산시의회 임말숙 의원은 “조례로 시 차원의 관리 근거를 마련했지만, 국회에 계류 중인 상위법이 통과돼야만 실질적인 안전시설 의무화와 예산 지원이 가능해진다”며 “상위법 공백 상태에서는 지자체의 행정 지도가 권고에 그칠 수밖에 없으므로 국회 법안 통과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