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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와 무관한 부산역 노숙인 모습. 국제신문 DB |
- 620만 원 가로채 징역 10개월
노숙인들이 모이는 쉼터 등에서 신체·정서적으로 취약한 이들에게 다가가 ‘동료’처럼 살갑게 굴며 친분을 쌓은 뒤 뒤통수를 치는 범행이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17단독 목명균 판사는 특수절도 등 혐의로 기소된 A(40대) 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노숙인이었던 A 씨는 또 다른 노숙인 2명과 짜고 동료 노숙인 B 씨의 유심카드와 신분증을 훔쳐 현금 등 약 620만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았다.
취재를 종합하면 A 씨 등 3명과 피해자는 부산의 한 노숙인지원시설에서 서로를 알게 됐다. 시설 바깥에서도 인연을 이어가던 A 씨 등은 B 씨가 비교적 어리숙한 점을 노려 그를 등치기로 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 한 카페에서 B 씨에게서 휴대전화를 빌려 통화하는 척 바깥으로 나가 몰래 유심카드를 빼냈다.
같은 날 저녁엔 ‘돈을 빼내려면 신분증도 있어야 한다’고 판단, B 씨를 호텔로 불러냈다. 그 뒤 B 씨가 샤워하는 틈을 타 가방을 뒤져 신분증을 훔쳤다. A 씨는 공범이 B 씨와 술을 마시는 동안 호텔을 빠져나와 미리 준비한 공기계에 B 씨 유심카드를 꽂곤 은행 앱에 접속해 ATM에서 현금 180만 원을 뽑았다. 또 440만 원을 자신의 계좌로 이체시켰다.
쉼터 등에서 만난 노숙인의 돈을 노린 범행은 드물지 않게 발생한다. 기초생활수급비나 노숙인 긴급지원을 노린 것이다. ‘거제 옥포항 익사 사건’이 대표적이다. 2023년 10월 11일 당시 주동 C 씨는 거제 옥포항에서 만취 상태의 노숙인 출신 지인 2명에게 “수영하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았다. 두 사람은 그의 말대로 바다로 뛰어들었고, 이 중 D 씨는 결국 숨졌다.
이들은 원래 노숙인 동료로 만나 수시로 식사나 술자리를 하며 인연을 이어왔다. 그러다 어느 순간 C 씨가 자신을 조직폭력배 출신이라고 칭하며 두 사람을 겁주곤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이들의 기초생활수급비나 월급을 빼앗았다.
노숙인 지원 기관인 부산희망등대의 권기범 사무국장은 “불특정 다수가 모이다 보니, ‘금전거래를 하지 말라’는 당부를 드리더라도 예기치 못한 일들이 일어날 수 있다. 청소년 기관에서도 자립 청소년 관련 지원금이 많아지며 이를 노린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