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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참사 12주기를 일주일 앞둔 지난 9일 부산 북구 화명동 한 마트 앞에서 부산화명촛불 회원들이 집회를 하고 있다. 임동우 기자 |
- 장마·칼바람 견디며 “진상규명”
- 부산 세월호 조례 제정 밑거름
- “사회적 비극 반복 않게 고쳐야”
매주 목요일 오후 7시가 되면 부산 북구 화명동의 한 대형마트 앞에는 어김없이 팻말을 든 부산화명촛불 회원들이 자리를 잡는다. 2014년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부산화명촛불 회원은 12년째 한 주도 빠지지 않고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세월호 참사 12주기를 일주일 앞둔 지난 9일 국제신문 취재진은 부산화명촛불 집회장을 찾았다. 부산에 굵은 비가 내리고 강한 바람이 불었지만 화명촛불 회원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한 손에는 우산을, 다른 한 손에는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팻말을 들었다.
12년 전 서서히 가라앉는 세월호를 바라보며 안타까움을 느낀 북구 주민은 무엇이라도 해야 한다는 절박함에 2014년 4월 19일 지금의 집회장에서 처음 촛불을 들었다. 2014년 4월 19일부터 세월호 참사 49재가 끝난 6월 3일까지 매일 촛불집회를 열었다. 이후에는 매주 목요일마다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여름 장맛비가 내려도 겨울 칼바람이 불어도 집회는 ‘반드시’ 열린다. 화명촛불의 지속적인 활동 덕분에 2021년 부산에서도 세월호 조례가 제정될 수 있었다.
화명촛불 회원들이 12년째 집회를 이어가는 건 세월호 참사의 완전한 진상규명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김종민 부산화명촛불 대표는 “모든 국민이 2, 3일 동안 생중계로 세월호가 침몰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우리는 치유되지 않았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원인도 분명히 밝혀지지 않았다”며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은 안전 사회로 나아가는 첫 걸음이다. 온전한 진상규명 없이는 이태원 참사, 무안공항 참사 등 사회적 비극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직후부터 희생자에 대한 추모와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이가 많았다. 화명촛불 집회를 두고서도 마찬가지다. 집회를 하다보면 노골적으로 시비를 거는 이들도 여전히 있다. 임언희 회원은 “팻말을 보고서 동조하는 분도 계시지만 보기 싫어하는 분도 있다. 10년이 넘게 집회에 나온 건 거창한 사명감 때문이 아니다. 부끄러운 부모가 되기 싫어서, 우리 아이들에게 당당하고 싶어서다”며 “계속 관심을 가지고 기억할 수는 없어도 1년 365일 중 4월 16일 하루만큼은 세월호를 잊지 않고 기억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화명촛불은 지난해부터 단체의 구호를 ‘기억하는 우리가 세상을 바꾼다’로 정했다. 기억을 많은 시민과 공유하면 사회를 바꿀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김 대표는 “개인은 물론 정부도 실수와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 실수와 잘못을 한 이후가 중요하다. 깨닫고 고치면 되는데 세월호 참사 이후 12년째 잘못이 무엇인지 정확한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다”며 “참사 원인이 무엇인지 왜 희생자를 구하지 못했는지를 밝혀질 때까지 집회를 이어갈 생각이다”고 말했다.
한편 15일 이종석 국정원장은 4·16연대와 만나 임기 중 세월호와 관련한 의혹을 마무리 짓겠다고 밝혔다. 현재 국정원 서버에는 세월호와 관련한 68만 건의 자료가 보관돼 있다. 이 가운데 12만 건이 비공개 처리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