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서구청장 “문제 안 된다” 당당
- 시민단체 “운행 일지 공개해야”
기초자치단체장과 기초의회 의장에게 지급된 관용차 사용 내용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아 ‘깜깜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부산 북구와 강서구 구청장이 사적 용도로 사용한 정황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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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찬 강서구청장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수사와 재판을 받으러 다니며 관용차를 사적으로 이용했다. 김 구청장은 업무 효율성을 이유로 썼다고 설명하며 관용차 사적 운행에 대한 비용을 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제신문 DB |
13일 국제신문 취재진이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16개 구·군의 자치단체장과 의회 의장의 관용차 사용 내역을 분석한 결과 남구와 남구의회가 사용 목적과 행선지를 비교적 상세히 밝힌 것과 달리 대부분의 구·군과 의회에서 공개한 내역을 통해서는 어떤 목적으로 관용차를 썼는지 알기 어려웠다. 대부분 사용 목적을 ‘의정 활동 수행 지원’ 등으로 모호하게 기재했다.
관용차는 평일 밤 11시 이후는 물론 주말에도 운행됐다. 늦은 밤과 주말에도 관용차가 쓰였지만 행선지는 ‘관내’로 기재돼 왜 관용차를 이용했는지 어떤 목적으로 관용차를 썼는지 알 수 없었다. 구청장과 구의회 의장이 관용차를 사적인 용도로 쓴 사실도 확인됐다. 오태원 북구청장은 지난해 4월 10일 관용차를 타고 부산시 건축사회 회의에 참석했다. 이 자리는 북구 현안이 논의되는 자리가 아니었다. 오 구청장은 “무슨 행사였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우리 구와 관련한 자리는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민원을 들어주러 갔었다”고 말했다.
북구의회 의장 또한 관변 단체 간부 자녀 결혼식 등에 일곱 차례 관용차를 사용했다.
김형찬 강서구청장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수사와 재판을 맡는 과정에서 관용차를 타고 이동했다. 김 구청장은 개인적인 용도로 관용차를 이용했지만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수사와 재판이 끝난 이후 공식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어차피 차가 수사기관 또는 법원으로 와야 한다. 효율성을 따질 때 빈 차가 오고 가는 게 옳지 않다”며 “앞서 두 차례 업무 시간 중 수사와 재판을 받은 것에 대한 월급을 반환했다. 관용차 이용으로 추가로 비용을 구에 낼 의사는 없다”고 밝혔다. 강서구는 이동 거리 산정이 어렵고 인사권자라는 이유로 관용차 사적 이용을 확인했으나 김 구청장에게서 비용을 징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관용차 이용 과정에서 교통 법규를 위반하는 사례도 많았다. 사상구와 사상구의회는 구·군과 의회 가운데 가장 많이 교통 법규를 위반했다. 주정차 위반과 신호 위반 속도위반 등으로 사상구는 네 차례, 사상구의회는 여섯 차례에 걸쳐 과태료를 냈다.
기장군과 기장군의회에서는 운전자 부주의로 인한 교통사고도 있었다.
시민단체는 기초자치단체장과 기초의회 의장에게 지급된 관용차가 공적인 용도로 지급되는 만큼 사용 내역의 투명한 공개가 필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은 “공공 업무의 편의를 위해 관용차를 주는 데 사적인 용도로 쓰여서는 안 된다. 업무추진비를 공개하듯 구·군 홈페이지 등을 통해 매일 운행 일지를 공개해야 한다”며 “투명한 공개가 이뤄지면 사적인 이용은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